[사이언스칼럼] 자연은 위대한 수학자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자연은 위대한 수학자

  • 승인 2019-06-13 17:31
  • 신문게재 2019-06-14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학원리응용팀 박사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술들이 자율주행차량, 드론을 이용한 택배, 로봇의료시술 등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또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대체범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을 적용한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통하여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얻고자 하는 정보의 패턴이나 경향을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을 통해서 최적화 문제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최적화 문제란 지도 위에서 두 장소를 최소거리나 최단거리로 이동하는 경로를 찾거나, 최소의 경비나 에너지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자 할 때 등,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알맞은 방법, 즉 최적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은 최적화에 대하여 잘 학습되어, 우리는 자연의 관찰을 통해서 많은 문제의 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높이가 다른 두 지점을 가장 빨리 통과하는 경로: 높이가 다른 두 지점을 가장 빨리 이동하는 경로는 두 점을 연결한 곡선 들 중 선분이 가장 짧기에 선분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선분이 아닌 곡선 형태를 취하며 이 곡선을 등시선이라 한다. 비록 거리는 선분이 가장 짧지만 중력의 영향 때문에 곡선의 형태로 이동하는 것이 시간적으론 보다 더 빨리 이동한다. 독수리가 땅 위의 토끼를 사냥할 때 바로 토끼에게로 향하지 않고 먼저 수직하강한 후 토끼에게 날아가는 것을 관찰하고 그 이유를 연구하여 알아내었다. 옛날 조상들이 기와집을 만들 때, 지붕 위의 물이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등시선형태를 취하였다. 등시선의 성질로는 두 점 사이의 어떠한 점에서 출발하더라도 항상 도착시간은 같다.

(2) 주어진 면적으로 최대의 부피를 만드는 모양: 수학에서 오래된 문제 중의 하나는 주어진 곁면적을 가지고 최대의 부피를 갖는 도형을 찾는 문제였는데, 이는 최소한 재료를 이용하여 최대한 많은 양의 내용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해답은 구(축구공모양)이다. 하지만 수학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 자연은 이미 그 해답을 사용하고 있었다. 수박 등 과일은 표피로부터 수분 증발을 최대한 막으며 될수록 많은 내용물을 포함할 수 있는 있는 형태로 그 열매를 맺어야 최대한의 효율을 얻는다. 그래서 사과나 배, 수박 등 대부분의 과일은 구모양을 취하고 있다. 비슷한 문제로 주어진 길이를 가지고 내부면적이 최대가 되는 2차원 도형을 찾는 문제가 있는데, 19세기에 독일 수학자 Weierstrass에 의해서 완전하게 해결되었다. 이 수학자 이전에도 많은 이들이 원이 해임을 주장하였지만 풀이를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그들은 단지 원을 제외한 그 어떠한 도형도 해답이 될 수 없음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해의 존재성을 밝히는 것은 해를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문제인데 이들은 존재성을 보이지 못했으며, 독일 수학자가 비로소 그 해는 존재하며 그것은 원임을 보임으로서 그 해결을 인정받게 되었다.



(3) 주어진 공간에 최다의 씨앗을 담는 방법: 주어진 공간을 최적으로 활용하는 문제로 솔방울이나 해바라기처럼 씨앗을 나선형으로 배열하면 최다의 씨앗을 담을 수 있다. 이는 동물의 뿔이나 파도의 형태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나선형 모양을 취하는 이유이며, 이를 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움의 비율인 황금비율과 관련이 깊다. 또한 이 성장형태는 중력으로부터 최소한의 영향을 받으며 최대의 잎을 가지기 위해서 나무가 가지들을 만들어내는 방법과도 관련이 깊다.

이렇듯 과학에서의 최적화문제는 자연에 그 해답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들은 상황이나 환경에 최적의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학원리응용팀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