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이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 인프라 구축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육상 등 비인기 종목의 현안해결에는 그렇지 않다는 섭섭함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 피로감을 느낀 체육인들이 직접 실력행사에 나설 조짐이어서 주목된다.
지역 4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전시체육단체장협의회(의장 김명진)는 오는 25일 서구 한 식당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 건립에 따른 한밭운동장 대체부지 마련을 위한 안건을 논의한다.
협의회는 이날 대체부지로 사용할 수 있는 지역 경기장 등의 장단점을 살펴본 뒤 의견을 취합해 허태정 시장과 면담을 통해 체육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야구장은 건설 전까지 현재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사용하면 되지만, 한밭운동장의 경우는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부지 마련은 시급하다. 이는 선수들의 진로는 물론 인생까지 걸린 문제다.
기록경기인 육상이 더욱 그렇다. 대한육상연맹 공인을 받은 운동장에서만 기록을 측정할 수 있는 경기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1종 공인을 받은 경기장이 한밭종합운동장이다. 2022년 한밭운동장이 철거되면 대체 부지 마련 없이는 선수들의 기록을 측정할 수 없다.
축구 종목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밭운동장은 코레일 축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같은 시기 구장을 떠나야 한다. 하지만 대전시가 관리하는 관중석이 있는 축구장은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보조구장 등 많지 않다.
이전까지 문제없지만, 한밭야구장 철거 후 마땅한 대안이 없을 경우 대전을 연고로 하는 코레일이 떠날 수 있는 그림까지 나온다.
더욱이 야구 한 종목 때문에 다른 스포츠들에 피해가 전가된다는 점에서 대전시의 안일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모든 화살이 대전시에 쏠리는 이유다.
지역 체육계는 "한밭운동장을 철거까지 발표한 가운데 이를 대체할 부지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시장 면담을 요청해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지금 상황에 체육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피해를 보는 종목들을 위해 대안 마련을 위해 검토 중에 있다. 종합운동장 건설은 2030아시안게임 유치 결정을 보고 위치와 규모 등을 정해야 한다"면서 "선수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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