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단체응원전 개최를 행정상의 이유 등으로 좌고우면(左顧右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과 축구 팬들을 위해 4강전부터 이같은 자리를 마련했거나 결승전 단체응원을 준비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타 시·도와 대조적인 것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전반 39분 최준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리틀 태극전사들이 이 대회 사상 첫 결승진출이라는 새역사를 쓰는 동안 전국 곳곳은 단체응원전으로 붉게 물들었다.
경기 안산시는 12일 오전 3시부터 상록구청과 단원구청에서 4강에 오른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펼쳤다. U-20 대표팀에는 윤화섭 안산시장이 구단주인 안산 그리너스FC 소속 황태현 선수가 주장을 맡고 있는 인연이 있어 행정당국이 응원전 준비에 더욱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동해시 시설관리공단도 이날 오전 3시 30분부터 웰빙레포츠타운 종합경기장에서 시민 응원전을 펼친 바 있다. 안산시와 동해시는 16일 결승전에도 단체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충청권에서는 이번 대회기간 중 단 한 번도 지자체가 주도한 단체응원이 열린 적은 없다. 이번 대표팀에는 허태정
16일 결승전이 열리는 날에도 충청권에서 단체응원전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대전시만 사전 검토에 착수했을 뿐 세종시와 충북도는 응원전 개최 계획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충남도는 이날 오후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에산과 보령에서 응원전이 열린다"고 전해왔다.
충청권 지자체들이 단체응원전에 뒷짐을 지고 있는 이유는 단체응원전의 경우 영상송출과 관련해 FIFA와 방송사 등과의 협의가 필요한 데다 시민안전과 교통대책 등 검토해야 할 사안도 많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결승전 단체응원 개최와 관련해) 아직 검토단계로 FIFA 승인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확정되는 데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태극전사들의 선전으로 충청권 행정당국에는 단체응원전 개최여부를 묻는 시민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김대성(31) 씨는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는 대전 서구에 있는 맥주집에서 친구들과 모여 응원을 할 계획인데 시에서 마련한 응원 공간이 있다면 그곳으로 갈 예정"이라고 단체응원전 개최를 희망했다.
강제일 기자·김소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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