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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종합운동장이 사라질 경우 육상인들의 훈련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각종 국제 및 전국대회 유치에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체육계 일각에선 '허태정 호'가 비인기 종목에 대한 대안없이 무작정 야구장 건립만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시와 지역 체육계 등에 따르면 대전시민의 오랜 숙원 사업인 새 야구장 건립을 위한 용역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다음 달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시는 최종 결과에 앞서 지난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신축 야구장은 개방형 랜드마크 구장이 적합하다'는 한화이글스 의견을 제시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형태는 '돔구장' 대신 '개방형' 건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시는 2020년 말까지 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이행한 뒤 2021년부터 설계·공사에 들어가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밭운동장 철거 시기는 2022년 초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신할 대체 경기장 마련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없이 막무가내 철거가 진행되는 데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은 정규 규격을 가진 경기장으로 각 종목 경기를 할 수 있는 규모와 설비를 가진 시설이다. 전국체육대회, 전국소년체전 등 대규모 종합 대회를 치를 수 있는 메인 경기장으로 서울을 비롯한 각 시·도의 스포츠 시설물 상징이나 다름없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대한육상연맹에서 공인받은 1종 경기장이다. 또한, 대전 코레일 내셔널리그 실업 축구단이 홈경기로 사용하는 운동장이다.
이런 시설이 향후 3년 후 사라진다. 마땅히 새롭게 대체할 경기장과 대안도 없다.
당장 부지 검토와 기본 설계 등을 행정절차를 돌입하더라도 공사 기간으로 인한 공백기는 불가피하다.
지역 체육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안 없는 '막무가내식 행정'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은 오롯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굵은 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안일한 정책 결정에 '악' 소리 한 번 내지 못하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체육계 관계자는 "대전시가 야구장 건설에만 집중할 뿐 지역 체육에 대해서는 안하무인이다. 종합운동장이 철거되면 선수들이 훈련할 곳이 없는 것은 당연한데 이런 기본적인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철거까지 3년 남았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과 소통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직 시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한밭운동장 대체부지 마련을 위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밝히지 못한다. 시 관계자는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해 (새야구장을) 건설하기 때문에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생각한 곳이 있지만 지금은 공개하지 못한다"며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는 7월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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