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행복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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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행복이 성공이다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 목사, 수필가

  • 승인 2019-06-1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본 -GettyImages-a10514334
게티 이미지 뱅크
우리나라 국민 자살률이 OECD 36개 국가 중에 제일 높다고 한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가슴 아픈 사건의 근저에는 돈, 권력, 명예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사람들은 돈, 명예, 권력을 많이 소유한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성공에 대한 갈망은 오늘날과 같이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된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는 세월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성공이 곧 행복이라는 등식(等式)을 세우고 성공을 향해 쫓아가는데 이러한 삶의 방식은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없다. 오히려 절망과 낙심이 가슴을 파고든다.

이젠 돈, 명예, 권력이 성공이라는 것과 성공이 곧 행복이라는 패러다임(사고의 틀)은 바뀌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유형적인 자산에서 무형적인 자산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유형적인 자산, 물질은 많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자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서로 많이 차지하려는 경쟁으로 인하여 세상은 약육강식 밀림의 법칙이 작용하는 전쟁터로 변했다.

그러므로 이제는 성공이 아닌 행복에 삶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행복은 이른바 건강, 가족, 사랑, 선행 등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에서 찾아야 된다. 이러한 무형적인 자산은 세월이 갈수록 유형적인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커져가고 있다.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라면 이제는 남이 평가하는 성공보다는 내가 체득한 주관적인 사람이 그 기반이 되어야 한다.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전 13:13)

시골 한 노인 부부가 읍내장터로 나들이를 갔다.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와의 거리가 멀어졌다.

"뭐해 빨리 걸어 그러다 엉덩이에 해 받치겠어"

"뭐 그리 급해요. 영감 숨차요, 천천히 갑시다."

할아버지는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사람이 느려 터져서 이젠 같이 못 다니겠다."고

빨래를 널고 있는 며느리에게 역정을 내 보이신다.

"아버님, 그럼 먼저 식사하세요." 라는 말에 "니 시애미 오면 같이 먹으련다." 하신다.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할머니를 보며 "풀피리 꺾어 불어도 벌써 왔을 건디 뭐하다가 이제오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 손에는 막걸리 한 병과 고기 한 덩어리가 들러져 있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 손에 든 비닐봉지를 얼른 받아들고 "이리 무거운 걸 뭣하러 사오누. 혼자 걷는 것도 힘든데" 하면서 할아버지는 부엌으로 들어가 삼계탕을 들고 들어왔다.

"아니 그건 언제 끓였어요. 진작 알았으면 고기를 안 사오는 건데."

"어서 먹자구, 식기 전에."

장에 가기 전에 삼계탕을 안쳐 놓았기에 그 국물 한 방울이라도 줄어들까봐 빨리 가자고 보챘던 것이다.

다리 하나를 뜯어 내밀며 "임자 얼렁 먹고 힘내소. 우리 죽는 날까지 같이 걸어서 장에 가야제."

"고맙슈. 영감 이것 먹고 잘 걸을 게요."

"그려. 달구새끼처럼 잘 따라오소. 허허."

행복이 물씬 묻어나는 시골 노인의 소박한 웃음이다. 얼마나 아름다운고!

인생 가운데 가장 큰 행복은 가정에 있다. 그래서 옛말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하였다.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성경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 보다 낫다.' (잠 15:17)

사랑이 행복의 밑천이다. 행복은 사랑과 배려에서 곰국처럼 우러나는 것이다.

이홍기/ 좋은감리교회 원로 목사, 수필가

3-이홍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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