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규정 법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후 시행 8개월을 채 남겨두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구체적인 지침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체육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예산 문제도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자칫 우리나라 체육행정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개 시·도체육회 사무처장은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경남체육회에 모여 이와 관련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져 촉각이다.
시도 사무처장들은 민간인 회장 취임 후 예상되는 예산과 운영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 보완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도 체육회 사무처장들은 앞서 지난달 7일 국회 의원회관 제3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지방체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로 나선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그동안 지방체육회 예산 약 80%를 지자체에 의존해 왔는데 내년 민간 회장이 취임하면 현재 수준의 지원이 가능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며 "지방체육회의 민간이양으로 전문성 강화와 시민중심의 스포츠 정책 추진 활성화는 기대되지만, 이 또한 예산이 확보된다는 과정 하에 가능하다"고 단정했다.
이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예산 확보와 집행,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현장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체육회는 체육시설 위탁 관리를 통한 자생력 확보를 대안도 내놓고 있다.
현재 인천체육회와 광주체육회는 각각 지역의 20개와 15개 체육시설을 관리·운영하면서 스포츠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체육업계를 위해서라도 현재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보다 체육 전문 기관이 이를 맡아 운영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며 "정치와 체육이 분리되면서 민간 회장이 눈치 보지 않고 지역 체육을 이끌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물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거 방법과 절차, 회장 임기 또한 제시되지 않고 있어 이 또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방체육회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와 이견이 충돌한 '독립한 법인화'에도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체육회 사무처장들은 이날 이런 사안 등을 집중 토론하고 요구 사항을 정리 뒤 대한체육회와 정치권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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