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장기미집행공원 해결 속도 내는데... 대전시는 '미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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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장기미집행공원 해결 속도 내는데... 대전시는 '미온적'

인근 청주 논란 불구 민간특례-매입 확실히 구분 추진
의정부 전국 첫 민간자본 투입 성공사례 벤치마킹 봇물
경주 황성공원, LH공공토지비축대상, 난개발 우려 씻어
"도계위 떠넘기기 안돼, 市 가이드라인 잡고 가야"

  • 승인 2019-06-11 07:18
  • 신문게재 2019-06-11 1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월평공원 조감도
월평공원 조감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다른 지자체들과 달리 대전시는 ‘신중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일몰제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민간특례사업 결정권을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떠넘긴 채 지켜만 보는 형국이다.

대전시의 장기 미집행시설 현황은 2018년 기준 공원시설이 26곳(1439만7000㎡ ), 녹지 16곳(44만2000㎡)이다.

이 중 6곳(7개소)은 민간자본을 투입해 30% 이하 면적은 공동주택을 조성하고, 분양을 통한 수익으로 70% 면적에는 공원시설을 조성토록 하는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나머지 공원 20곳과 녹지 16곳은 자체 매입예산이 이미 세워져 있다.



하지만 삐걱대는 민간특례 탓에 대전시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할 처지다.

월평 정림·갈마지구, 용전, 문화, 매봉, 행평, 목상공원 7곳 중 지금까지 도계위를 통과한 곳은 월평 정림지구와 용전공원 2곳뿐이다. 매봉은 부결, 문화·목상은 도시공원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고, 행평은 평가서 접수단계에서 사업이 무산됐다.

민간특례 추진이 어려워진 공원이 늘면서 부지매입에 필요할 예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지방채로 매입하겠다고 하지만, 올해 기준 대전시 지방채 발행 한도는 1470억원에 불과하다. 월평공원과 매봉공원 2곳을 사들이는 데만 15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년치 지방채 전부를 투입해도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가까운 청주시는 첨예한 논란에도, 민간특례사업과 부지 매입을 확실하게 구분해 추진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청주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68곳 1115만7247㎡ 가운데 매봉·구룡·영운·원봉·홍골·월명·새적굴·잠두봉 공원 등 8곳(256만5162㎡)을 민간특례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가 매입하지 않으면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는 나머지 60곳은 지방채 발행과 본예산 확보를 통해 사들이기로 했다.

의정부시는 민간특례사업 '첫 성공사례'로 각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서산시 공무원들도 최근 현장답사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216만4901㎡ 가운데 97%인 209만6800㎡에 해당하는 직동·추동 근린공원을 민자유치로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경주시는 지난 4월 황성공원(9만9000㎡)이 LH 공공토지비축대상에 선정돼 난개발 우려를 씻어냈다. LH 토지은행 예산으로 선매입한 뒤 경주시가 5년 동안 나눠 상환하게 된다. 안동시도 최근 일몰 전 녹지를 확보해 어린이공원 2곳을 신규로 조성했다. 특히 한 곳은 환경부 생태놀이터 예산을 지원받아 친환경 공원으로 꾸몄다.

이렇게 각 지자체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일몰제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 대전시와 대조적이다.

도계위에 참여하는 한 심사위원은 "통상적으로 사업 가부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도계위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기구다. 시에서 추진하겠다고 특례사업 제안서를 받아 공원위원회를 통과시켜 놓고 사업의 모든 결정권을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청주시처럼 동원 가능한 예산을 가늠한 뒤 시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잡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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