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책을 많이 읽는 사회가 되길 염원한다. 필자의 두 번째 저서가 발간되어 도착한 날, 평소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직장 상사께서 술을 사주셨다. 필자의 책도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다섯 권이나 구입하셨기에 여간 고마운 분이 아니었다.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흔쾌히 술을 사시는 모습에서는 새삼 뜨거운 의리까지 발견할 수 있어 흐뭇했다. 반면 함께 야근을 하는 동료임에도 출간과 연관된 언급은 아예 입도 뻥긋 안 하는 이도 실재한다.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하여 이와 연관되어 굳이 얘기하기도 싫거니와, 설령 구입 의사를 피력한다손 치더라도 "서점에서 파니까 그리로 가면 됩니다."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할 생각이다. 아무튼 직장 상사께서는 모 대학의 앞까지 가셔서 치킨과 소주+맥주까지 사주셨다.
"그동안 고된 야근하면서 책까지 펴내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나의 조촐한 성의이니 맘껏 드십시오." "고맙습니다!" 치킨과 함께 '소맥'을 먹노라니 문득 직장에서 정년을 맞고 치킨집을 차렸다는 지인이 보름달로 성큼 떠올랐다.
'장사는 잘 되고 있을까?' 6월 4일자 조선일보에 [치킨집, 지금까지 이런 춘추전국시대는 없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월 3일 발표한 '치킨집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이란 자영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국에서 약 8만7000개의 치킨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따라서 기사의 제목을 '치킨의 춘추전국시대'라고 뽑은 건 적당하다는 느낌으로 도착했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는 BC 8세기에서 BC 3세기에 이르는 중국 고대의 변혁시대를 뜻한다.
BC 770년, 주(周)왕조가 뤄양[洛陽]으로 천도하기 이전의 시대를 서주시대, 이후를 동주시대라고 한다. 동주시대는 춘추(春秋) 시대와 전국(戰國) 시대로 나누어진다. 춘추시대는 주왕조가 도읍을 옮긴 때로부터 진(晉)나라의 대부(大夫)인 한(韓)· 위(魏)· 조(趙) 삼씨가 진나라를 분할하여 제후로 독립할 때까지의 시대를 말한다(BC 403년).
전국시대는 그 이후부터 진(秦)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BC 221년까지이다. 춘추(春秋)는 공자가 엮은 노(魯)나라의 역사서인《춘추(春秋)》에서 유래되었고, 전국(戰國)은 한(漢)나라 유향(劉向)이 쓴《전국책(戰國策)》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춘추전국시대'를 동원하는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비(雨)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과거 소년가장 시절, 비가 오는 때면 우산을 도매상에서 떼다 팔았다.
덕분에 와병(臥病) 중이던 홀아버지와 굶어죽지 않고 연명할 수 있었다. 당시의 고마움이 지금껏 연장된 때문이다. 얼마 전 비가 오던 날 밤에 아내와 치킨집을 찾았다. 복합터미널 근처의 유명브랜드 치킨집이었다.
알바하던 청년은 밤 10시가 되자 퇴근하고 이후부터는 늙수그레 주인이 직접 서빙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새삼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똬리를 틀었다. '치킨집' 관련 기사를 좀 더 살펴본다.
=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치킨집까지 다 포함했을 때 시도별로 경기도가 1만9253개로 수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서울(1만4509개), 경남(5904개), 부산(5114개)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치킨집 숫자를 따졌을 때는 전남이 2.43개로 1위, 광주가 2.34개로 2위였다.... (중략)
수원과 부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치킨집 숫자는 감소세로 나타났다. 연간 치킨집 창업 규모는 2014년 9700곳까지 증가했다가 작년 6200곳으로 줄었다. 반면 폐업은 2014년 7600곳에서 작년 8400곳으로 증가세다. 2015년부터는 매년 폐업이 창업보다 더 많다. 영업 비용이 늘어나는 게 원인 중 하나다. (후략)" =
올해 말이면 필자도 정년(停年)이라는 열차에 올라야 한다. 벌어놓은 게 없으니 치킨집 창업은 화중지병(畵中之餠)이다. 다만 책이 많이 팔려 그 유명세를 기화로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왔음 참 좋겠다.
대전 대덕구가 방송인 김제동씨 초청 특별 강연료로 1,550만 원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이에 대하여 굳이 왈가불가(曰可不可) 하긴 싫다. 다만 필자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 될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결코 방기(放棄)하지 않을 것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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