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파리의 밤은 창업에 젖어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파리의 밤은 창업에 젖어

  • 승인 2019-06-06 21:38
  • 신문게재 2019-06-07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에펠탑, 세느강, 루브르 박물관으로 대표되는 파리, 예술과 패션의 도시인 파리, 샹젤리제의 화려한 밤거리 풍경으로 이름난 파리는 전 세계 관광객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세계 최고의 명소로 프랑스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0년에 접어들며 전 세계는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 영국, 독일 ,핀란드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프랑스는 지금까지 물리학, 화학, 의학 분야에서 30개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으며, 연간 7만명 이상의 박사 취득자를 배출하는 등 훌륭한 기술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기술 강국이다.

이에 미테랑 대통령 하의 프랑스 정부는 2013년 말에 중소기업혁신 디지털 경제부의 플뢰르 펠르랭장관의 주도하에 전국의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조성을 통한 디지털 경제성장을 추구할 목적으로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를 출범시키게 된다. 라 프렌치 테크는 프랑스 창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불과 수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그 위상이 크게 성장하였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유럽 내에서 글로벌 창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런던과도 유사한 규모의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라프렌치 테크의 파리 리젼에서만 연간 4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는 프랑스 전역을 거대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만들기 위한 지역혁신 클러스터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고, 이와 병행해 해외 우수 스타트업의 프랑스 유치를 위해 프렌치 테크 VISA(La French Tech VISA)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본 VISA 프로그램은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창업자, 직원, 투자자에게 최대 4년까지 프랑스에 거주할 수 있는 체류권과 워크퍼밋(Work Permit)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창업 생태계 육성 정책에 화답하여 민간 주도의 창업 생태계도 급성장하고 있는데, 그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치온 F(Station F)이다.

스타치온 F는 파리의 13구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캠퍼스로서 20년간 사용되지 않던 철도역사를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017년 7월에 문을 열게 되었다. 스타치온 F는 프랑스 정보 통신 기업인 프리(Free)의 CEO인 자비에르 닐(Xavier Niel)이 사비 4천억원을 투자하여 설립하였으며, 네트워킹과 외부대관이 가능한 셰어죤과 1,000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크리에이트 존, 휴식과 식사를 위한 칠존 3개로 나뉜다. 이 중 칠존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된다. 특히 쉐어존에서는 30개 이상의 정부기관 담당자가 입주하여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투자사와 엑셀러레이터 및 변호사가 상주하여 창업 및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치온 F에서는 30개의 보육 및 육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중 10개는 마이크로 소프트, 페이스북, 루이비통, 아디다스 등의 대기업이 주도하여 운영하고 있고, 10개의 프로그램은 대학교, 나머지 10개는 액셀러레이터가 주도하여 운영하고 있다. 스타치온 F가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2가지가 있는데, '스테이션 F Founder' 프로그램은 모든 기술분야에서 혁신적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며, 'Fighters 프로그램'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창업자를 위한 CSV(Cooperate Shared Value)차원의 프로그램이다.

프랑스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VIVA Tech'라는 국제 전시회를 2016년부터 파리에서 개최하고 있는데, 4년 차인 올해에는 개막식 날 마크롱 대통령도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고, 전 세계 125개국에서 9,000여개의 스타트업과 300여개의 대기업이 참여하여 대기업과 스타트업간의 개방적 혁신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협업이 모색되고 있다. 비바테크는 신생 전시회임에도 현재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작게는 프랑스, 크게는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의 스타트업 동향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되며, 우리나라도 CES, MWC와 더불어 VIVA Tech를 유럽 및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한 더욱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