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 때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는데요.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일이 많아 이를 경계하는 뜻을 담았답니다. 비슷한 속담으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에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일수록 더욱 바쁩니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로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쁩니다.
망종에는 '망종보기'라고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는데요.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둬들일 수 있지만, 5월에 들면 보리농사가 늦어져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 해 풋보리를 처음 먹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아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었습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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