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산행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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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산행을 하며

김주현/ 수필가

  • 승인 2019-06-0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나는 건강을 위해서 주기적으로 산행의 모임을 가진지 벌써 11개월째이다.

산행 도중 점심을 길가에 있는 밥집에서 하기로 하여 식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곳은 변함없는 60년대 집이 있는 것이다. 마당 한 켠에 노오란 장미가 오가는 이를 맞이하는 것 같이 활짝 미소를 머금은 채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노오란 장미꽃에 반하여 그 화단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갑자기 행복함이 밀려 왔다.

그리고 이해인의 시'행복의 얼굴'이 생각이 났다.

『사는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런저런 생활의 이야기들이 오가며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노오란 장미한테 인사를 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용했던 화식 화장실이었다. 그때는 그것이 고급화장실이었는데 지금은 왠지 정돈되지 않은 화장실 주변 환경 탓일까 불결한 분위기로 느껴졌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돌아온 내가 가방을 마루에 집어던지다시피 놓고 화장실을 가게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항상 나를 밝은 표정으로 사랑을 표해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께 나름의 예의를 다하려고 많이 까불지 않았던 생각이 지금에서야 생각이 들었다. 그냥 건방지게 응석을 부려볼 것을 하고 ... ...

그것도 잠시 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그 서먹한 분위기를 잊게 해 주었다. 그렇게 산행의 행복은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요즈음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본 나물 종류들을 헤아려 보려고 오직 눈을 땅에만 두었다. 그리고 이것은 상수리 나무, 갈참나무, 소나무, 그리고 인동초하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버찌가 먹음직스럽게, 그러나 아름답게 매달려 있었다. 그것을 따러 경사진 곳으로 들어간 남자 어르신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보기 좋게 그냥두면 위험하지도 않고 새들이 먹을 텐데 생각하면서 그런데 버찌가 왜 그리 큰지 나도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내려오려니 바로 옆에서 다시 올라오는 나이 드신 여자 어르신 한 분이

'여보, 조심해" 하며 나무 위의 어르신을 보며 말하는 것을 보니 아마 이 남자 어르신께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버찌를 따러 위험하게도 나무 위를 올라가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니 그 아내가 부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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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이왕 버찌이야기가 나왔으니 버찌의 효능에 대하여 이야기 좀 해야겠다.

버찌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 벚나무 속 식물의 열매라 한다. 유럽에 분포하고 있는 벚나무의 열매를 체리라 하고 국내에 분포하는 벚나무의 과실을 버찌라 한다. 체리에 비해 조금 더 작고, 시큼한 맛이 특징인 버찌는 건과로 만들거나 과자, 아이스크림, 칵테일 등의 주재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버찌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체내 유익한 효능들도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효능도 다양해서 항산화작용을 하며, 또한 풍부하게 함유된 안토시아닌과 비타민A 성분이 시력을 보호하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어 눈의 전반적인 건강관리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TV 등을 봄으로써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는데도 뛰어나다고 한다.

그 외 버찌의 효능에는 혈관건강 개선에 좋고, 빈혈 개선에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 위에 올라가 버찌를 따는 남편은 이런 효능을 알기에 자기 아내에게 먹이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니 그 어르신이 참 멋있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나의 입에서는 어느 산골 소녀의 사랑이야기 노래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 모자 씌워 주고파/ 냇가에 고무신 벗어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언제쯤 그 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하며 가슴은 두근거렸죠.

흐르는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어느새 구름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노을빛 냇물 위에 예쁜 꽃모자 떠가는 데/ 어느 작은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얘기

냇가에 고무신 벗어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언제쯤 그 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하며 가슴은 두근거렸죠/ 흐르는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어느새 구름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노을빛 냇물 위에 예쁜 꽃모자 떠가는데/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얘기/노을빛 냇물 위에 예쁜 꽃모자 떠가는데/ 어느 작은 산골소년의 슬픈사랑 얘기'

나도 모르게 어느 산골 소녀의 사랑이야기노래를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벌써 하산목적지에 다다랐다. 이렇게 쉽게 갔다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각이 즐거우니 산행의 발걸음도 같이 춤을 춘 것을 느끼며 산행을 마무리 위해 생수 한 모금으로 입안을 축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며칠 전 사고 난 헝가리 허블레아니호의 얘기로 실종자들을 빠른 시간에 구조되기를 기도하며 헤어졌다.

김주현/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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