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뽑기'로 끝난 소년체전 승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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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뽑기'로 끝난 소년체전 승패

박병주 정치부(체육담당) 차장

  • 승인 2019-06-03 17:44
  • 신문게재 2019-06-04 2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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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정치부(체육담당) 차장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가 뽑기(추첨)로 막을 내린다면 선수들의 심정을 어떨까.

대한민국 미래 체육을 이끌어 갈 유망주들이 한자리에 모여 승부를 펼치는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 대회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전라북도 익산시 등 14개 시·군에서 전국 17개 시·도 1만7234명의 임원·선수들이 참가해 그동안 닦아온 실력을 겨뤘다.

이번 소년체전에 대전선수단은 36종목에 760명이 출전했다. 세종은 15개 종목 219명, 충남은 35종목 789명, 충북은 35개 종목에 1110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전국체육대회와 달리 소년체전은 시도별 종합 순위를 집계하지 않는다. 과열 경쟁 방지와 참가자 모두의 화합 도모하기 위해서다.

한국 체육 미래를 이끌어갈 스포츠 꿈나무 선수들은 대회에 출전해 개인과 학교, 고장의 명예를 걸고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환희와 좌절을 맛봤다.

대회 준비를 위해 남몰래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지 미뤄 생각하기란 쉽지 않지만, 승리를 위한 열망은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결과를 받아든 선수들의 모습에 또 한 번 잔잔한 감동 선사 받는다.

하지만, 충남 대표로 출전한 야구 종목에서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4강에 진출한 공주 중동초와 온양중이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뽑기(추첨)로 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기 때문이다. 경기 롤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어린 선수들이 받아들이기는 너무 가혹하다.

승부를 가려야 하는 스포츠 세계에서 기량이 아닌 뽑기로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대회 운영 관계자들은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도 참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이고 추첨을 통해 승패를 가린다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야구 한 종목으로 인해 대회 일정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예산을 증액해야 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선수들은 이 대회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최고의 자리의 영광을 목표로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모든 기량을 펼쳐 승패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스포츠 세계다. 하지만 소년체전, 특히 야구 종목은 그렇지 않다.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 모든 경기를 추첨으로 승패를 가려야 한다. 지금의 경기방법이 수정되지 않으면 말이다.

선수 전원(9명)이 추첨한다고 하지만, 이들의 받는 중압감은 경기보다 더 클 것이란 생각이 든다.

소년체전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대회를 무사히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대회 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땀방울을 흘렸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줬으면 한다. 원활한 대회 운영이 일부 종목 선수들에게는 평생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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