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대전도시공사는 "6월 유성복합터미널 공사가 착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3월 중 국토부 실시계획변경 절차를 마무리 짓고, 본계약 체결 업체인 KPIH가 5월이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측은 "국토부와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 달 정도 지연된 부분이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8월께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국토부 승인을 받은 사업이지만 KPIH로 사업권이 넘어가면서 건축 연면적이 늘어나 실시계획변경승인을 받았다. 도시공사와 KPIH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 승인은 모두 완료됐지만, 아직 시로 이관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유성구청에서도 건축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KPIH 송동훈 대표는 "이달 초인 10일 이전까지는 국토부 행정절차 완료와 유성구 건축허가가 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진행됐는데도 KPIH는 사업의향을 타진 중인 시공사 윤곽조차 밝히지 않고 있어 의문을 키우고 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대전시민들이 이용할 시설을 짓는 공공성이 짙은 사업이다. 개인이 수익 목적으로만 건물을 짓는 사업과는 다르다. 이런 까닭에 토지가격도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됐다.
‘사업 진행 상황을 좀 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이유도 공공성격을 띤 공모사업이기 때문이다.
여객터미널과 영화관 등 상업시설, 798가구의 오피스텔이 조성되는 유성복합 터미널 사업에는 633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이중 4800억원을 미래에셋대우와 리딩투자증권이 투자하기로 돼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시공사가 정해진 후 PF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얘기다.
지역 개발업계 관계자는 "시공사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사업자가 공사비 등을 놓고 시공사와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라며 "수익을 남겨야 하는 사업자는 공사비를 한 푼이라도 덜 주고 싶고, 시공사는 더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동훈 대표는 "터미널 공사비는 이미 정해졌다. 공사비를 협상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확정 공사비 수준에서 마땅한 시공사를 찾지 못하면 도시공사와의 토지매매계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달 초 건축허가가 나면 90일 이내에 KPIH는 600억원에 달하는 토지대금을 내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기한 내 토지대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계약은 해지되고 사업권을 박탈당한다.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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