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대전십무와 대전중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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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대전십무와 대전중학교 학생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02 11:1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십무
대전십무, 10개의 춤으로 '대전을 그리다'라는 제목에서부터 창의성이 뛰어났다.

대전중학교(학교장 나용학) 전교생들, 수준 높은 감상태도를 보인, 아직은 어린 관객들. 그들의 감상태도가 그렇게 수준 높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이 컸다. '대전십무'에 방점을 찍을까, 아니면 수준높은 대전중학생들의 감상 태도에 방점을 찍을까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대전십무와 대전중학교 학생들'이다. 물론 고심을 거듭하다보면 더 좋은 제목이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5월 30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 어울림 홀. 여기서 이들이 만났다. 한쪽은 공연의 주인공으로, 한쪽은 관객의 주인공으로.

대전십무는 정은혜교수가 직접 출연하고 있는 유성학춤을 비롯하여 ▲본향 ▲취금헌무 ▲대전양반춤 ▲갑천, 그리움 ▲대바라춤 ▲한밭북춤 ▲계족산판타지 ▲호연재를 그리다 ▲한밭규수춤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에는 이금용 무희를 비롯하여 조경진, 조아연, 이세은, 류은선 등 수십 명의 미모를 자랑하는 무희들이 출연하고 있어 세태에 찌든 마음을 정화시키기에도 안성마춤이다.



그리고 이들 수준높은 감상 태도를 보인 대전중학교 300여 명 학생들. 나용학 교장선생님과 각급 담임을 맡은 교사들이 모두 함께 인솔하여 왔다 했다. 다행하게도 필자 곁에 김명진 인솔교사가 감상하고 있어서 이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더구나 대전중학교는 40여 년 전에 필자가 근무했던 곳이라 더욱 반가웠던 것이다.

보자, 이 어린 학생들이 보인 감상태도를.

본다는 것은 시각을 통하여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말보다 선행되는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에 앞서 보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본다는 행위는 생명과 더불어 시작되어 새로운 가치를 확립시키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예술 행위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관점에 달려 있다. 무용을 감상하는 데 있어 감상하는 일반 사람에게는 예술미를 발견하고 정서를 순화시켜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며, 무용가에게는 창작 활동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감상자는 자발적으로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올바른 관점에서 인식하고, 무대 위에 나타나는 무희들의 춤사위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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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교사의 말에 의하면 학교장과 담임교사들의 사전지도가 있어 감상 태도가 좋았을 것이라 했다. 거기에 플러스 되는 또 하나. 필자가 이곳에 근무했었기에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를 것이다.

어쨌든 그 많은 학생들이 관람하고 있는데도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박수를 쳐야할 대목에서는 박수를 쳤고, 때로는 함성까지 지르며 무희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것이다.

그렇다. 이들 대전중학교 학생들은 동일한 무용 작품을 감상하면서 스스로가 아름다움을 발견해서 자신의 내면을 풍부하게 하고 있음이 역력했다.

자랑스러웠다. 어린 학생들의 감상 태도도 자랑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아름다운 춤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대전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춤을 선보이고 있는 정은혜 교수와 이금용, 조경진, 조아연, 이세은, 류은선 등 대전 예술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버팀목 무희들이 만들어 내는 춤사위가 자랑스러웠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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