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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민혁·김윤진 지음│철수와영희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로 불린다. 스포츠 종목별 최강자를 가리려는 경쟁의 장으로도 평가 받는다. 가슴에 자국 국기를 단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은 경기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일이다. 메달 순으로 집계되는 종합순위는 그 나라의 스포츠 국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차지한 이래로 줄곧 10위 안팎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하계올림픽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순위는 8위다.
사실 올림픽에는 공식적인 나라별 종합 등수가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경기의 우승자를 가리고 등수를 매기지만, 나라별 순위를 정하지 않는다. 올림픽 헌장에 명시됐듯 '올림픽은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라 선수 개인 또는 팀 사이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메달 수를 집계해 나라별 순위를 매기고 열을 올리는 건 언론이다. 흥미로운 경쟁관계를 만들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TV중계 시청 등 수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나라별 순위에 열을 올리는 건 사실 언론에 반쯤 속았다는 이야기다.
올림픽, 패럴림픽, 월드컵, 아시안 게임에 각종 리그 등 1년 내내 즐길 스포츠는 많지만 방송이나 광고에서 보여주는 스포츠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나라가 스포츠를 잘하는지, 어떤 게 남자다운 모습이고 여자다운 역할인지, 어떤 선수의 몸이 아름다운 몸인지. 중계하고 광고하는 대로 스포츠를 받아들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세상을 보는 눈을 감기게 된다.
책 『10대와 통하는 스포츠 이야기』는 우리가 스포츠를 즐기며 스포츠의 주인이 되기 위해 꼭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불필요하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보는 스포츠'가 아닌 역사와 문화, 불평등과 저항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복싱 영웅 '무함마드 알리'가 왜 챔피언 벨트와 선수 자격을 빼앗겼는지, 왜 여자들이 1972년 보스턴 마라톤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는지를 읽으면 스포츠의 화려함 뒤 자리한 차별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고 제대로 즐기는 법을 단련하는 계기가 될 법하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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