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사업시행자인 KPIH(대표 송동훈) 측은 시공사와의 계약 예상시점(5월 말)을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KPIH 측이 여러 곳을 접촉하고 있지만, 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을 맡을 시공사의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아직 국토부 승인이 떨어지지 않는 등 결정된 것은 없다. 시공사가 선정돼야 PF 자금이 일어나는데 걱정”이라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PIH는 지난 3월 유성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현재 구청 내 관련 부서에서 서류를 검토 중이다. 이렇듯 건축허가가 코앞인데도 터미널을 지어줄 건설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순탄하지 못하다는 의미다.
유성복합터미널 시공사 선정을 놓고서는 '사업자를 다시 선정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곳곳에서 우려가 나왔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본계약 당시 '시공에 참여하면 책임준공 의사가 있다'던 현대건설이 발을 뺄 것이라는 얘기가 일찌감치 불거진 바 있다.
관련 동향에 정통한 인사는 "현대는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 KPIH는 현재 현대가 아닌 도급순위 5위권 밖 다른 업체로 범위를 더 넓혀 시공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위권 내 시공사는 삼성, 현대, 대림, 대우, GS인데 이들 메이저 업체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10위∼20위권 내 '복수 건설사'라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KPIH 송동훈 대표는 "건축승인은 6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맞춰서 시공사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지금도 수시로 다수 메이저(2~6위) 시공사와 의향서를 놓고 협의 중인 단계다. 여러 루머가 있지만 현대건설이 발을 뺐다는 것은 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투입된 우리 쪽 자금이 150억이 넘는다. 사업이 잘 되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금이 1억여 원에 불과한 KPIH가 '빈털터리'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사업자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자 PF 보증을 서 줄 시공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는 공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시공사가 결정되지 못할 경우 문제는 600억원에 달하는 토지매매대금을 KPIH가 자력으로 지급할 수 있는가다.
지역의 개발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금융권에서 PF를 일으켜 실제 자금을 집행하려면 5∼6개월 전에는 시공사를 찾고 계약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있으면 많은 건설사가 서로 하려고 벌써 달려들지 않았겠느냐"며 "주어진 기한 안에 땅값 치를 돈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 시행사가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동훈 대표는 "PF 자금투입은 2개월이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한편 유성복합터미널 건축허가 승인이 나면 KPIH와 대전도시공사는 90일 이내에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3개월 내에 사업자가 600억원에 달하는 잔금을 내고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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