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3시6분 출발한 대전역~반석행 열차 1호칸에서 공연 중인 하꼬밴드. |
유성온천역에는 버스킹 특별무대가 설치돼 있다. |
마이크 없이 흔들리는 열차에서 듣는 라이브 밴드의 공연, 도착지까지 무료함을 달래주는 특별한 이벤트로는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비좁은 열차 무대의 한계, 대전 방문의 해와 연계성, 불친절한 안내는 바로 잡아야 할 문제였다.
열차를 무대로 한 이번 공연은 대전시 청춘나들목과 대전도시철도가 주최하는 전국 최초 프로젝트 '버스킹 서브웨이 페스티벌' 3회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의 히로인은 '하꼬밴드(김병관, 오진균, 곽우철)'로 약 30분가량 1호 열차 내부에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고, 유성온천역 특별무대에서 버스킹을 이어갔다.
열차 내부에서 이뤄지는 특별한 공연, 하지만 반석행 열차 탑승객들의 얼굴에서는 낯선 공연에 대한 의문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됐다는 한 시민은 "많은 공연장을 놔두고 왜 지하철 열차 내부에서 공연을 하는지 궁금하다"며 "새로운 시도인 것 같아 반갑기도 한데, 사전 정보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하꼬밴드의 공연이 열린 25일 공연은 서브웨이 페스티벌은 3회차였다. 하지만 주최기관인 대전도시철도공사의 주요 소통 채널을 어디를 둘러봐도 당일 서브웨이 페스티벌과 관련된 홍보나 출연진에 대한 소개는 전무했다. 지역민의 문화예술 접근성 향상을 위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과다.
열차 내에서 이뤄지는 공연이다 보니 퀄리티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포착됐다.
마이크 없이 흔들리는 열차 내 공연이라 1호칸 뒤편으로 건너가면 음악이 잘 들리지 않아 전달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반대로 밴드와 가까운 좌석은 공연소리와 안내 방송과 맞물려 도착지를 인지하지 못해 허겁지겁 내려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버스킹이 이어지는 대전역과 유성온천역 구간에서는 해당역 역무원의 협조도 절실해 보였다.
버스킹 열차와 일반 열차에 대해 안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1호 열차는 자전거와 휠체어 탑승 전용공간인데 버스킹 공연 시간 동안에는 이용이 불가능해 보였다. 버스킹이 시작된다는 안내는 대전역에서 열차 출발 직전 단 한 번의 방송만 나왔을 뿐, 대흥동이나 중구청에 탑승한 승객은 공연 정보를 모른채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승객들은 1호차에 탑승했다가 예상치 못한 공연소음에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에 대전도시철도 관계자는 "공연 3주 전 해당역에 협조를 요청을 했지만, 업무가 바빠서 실제로 협조로는 이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청년예술가들을 초청해 소통의 폭을 넓혀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스킹 서브웨이 페스티벌은 오는 8월까지 이어진다.
이해미·김연정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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