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교수 |
부, 명예, 권력을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성공에 대한 유혹은 이처럼 달콤하다. 성공에 대한 갈망의 강도는 오늘날과 같이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된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는 과거보다 점점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성공을 쫓아가는 삶의 방식이 인생을 더 풍요롭게 했다는 증거를 찾아보기는 극히 어렵다. 오히려 절망과 낙심으로 점철된 불행이 사람들 가슴 속을 더욱 파고들고 있다.
성공의 목표는 성공 그 자체는 아니다.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인 그 무엇은 '행복'이 아니겠는가. 행복은 빈부귀천(貧富貴賤)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것임에 반론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기반이 된 행복은 인류 역사이래 검증된 모든 인생살이의 목표였고 더욱 각박해지고 치열해 가는 이 경쟁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제 성공이 아닌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된 시대는 이른바, 극소수의 승자가 돈과 권력, 명예를 거머쥔 성공자의 삶을 살고, 나머지 대다수는 패자의 삶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행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더욱 절실하다.
성공은 객관적 서열화라는 목줄로 모든 인생을 줄 세우면서 극소수의 승자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이제 이러한 성공패러다임은 막을 내려야 한다.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이라면 이제는 성공의 객관적인 서열화가 아닌 행복의 주관적인 자족(自足)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행복의 패러다임에서는 무엇보다 개인의 자산관리가 중요하다. 행복자산관리에서 행복을 생산하는 요소인 자산은 단지 부와 관련된 재정적, 물질적인 유형적인 자산인 재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행복은 재산 이외에도 다른 다양한 자산들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건강, 가족, 시간, 신의, 지식 등의 보이지 않는 무형적 자산들이 편입되기 때문이다.
세월이 가면서 이러한 무형적 자산들이 유형적 자산들보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커지고 있다. 무형적 자산들은 행복뿐만 아니라 성공을 위해서도 필히 요구된다. 부의 축적이나 명예, 지위 등은 유형적 자산인 재산뿐만 아니라 무형적 자산인 건강, 시간, 지식 등이 투입된 종합적 산출물이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불안에서 해방되고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상대적 서열화를 부추기는 돈이나 권력, 명예 즉 성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근본적으로 자원이 한정돼 있고, 그 한정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거의 무한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인간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약육강식, 밀림의 법칙이 지배하는 전장화되었기 때문에 성공의 파이를 차지하거나 그 절대적 크기를 키우기는 극히 어렵기 때문에 이는 절대다수의 불행으로 귀결된다.
영국의 사회개혁가이자 철학자, 법학자인 제레미 벤담은 입법자가 일부의 특권적 이익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을 제창했다. 동일한 원리로 소수의 승자만을 낳는 성공의 패러다임은 비록 육체적인 안락함은 다소 부족할지라도 대다수 사람의 '마음의 자족한 상태'인 행복의 패러다임으로 이제 전환해야 한다.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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