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전하수처리장의 이전과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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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전하수처리장의 이전과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박정규 대전시 맑은물정책과장

  • 승인 2019-05-26 15:16
  • 신문게재 2019-05-27 20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맑은물정책과장(박정규)
박정규 대전시 맑은물정책과장
푸른 잔디 위에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메아리치고, 풋살장·테니스장에는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105미터 높이의 전망타워에 올라가보니 시원한 통유리 너머로 한강공원과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커피 한잔 마실 카페도 있는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 지난 5월 다녀온 경기도 하수처리장(하남유니온파크)의 이색적인 풍경이다.

하수처리장은 그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시민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시설을 지하화해 악취 문제를 해결하고, 상부는 시민 친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하수처리장의 이전을 준비하며 지난해부터 국내외 하수처리장 운영사례를 살펴보았다. 일본 동경도 미카와시마 오수처리장은 1921년 운영을 개시한 시설인데 현재는 하수처리장 상부를 복개해 시민공원과 생활체육시설로 개방하고 있었다. 도로를 건너면 주택밀집지역이라 악취가 걱정됐지만 철저한 시설관리로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또한, 1996년 준공된 아리아케물재생센터는 지하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지상은 수영장, 테니스장 등 복합 체육시설로 이용하고, 처리된 방류수는 인근 모노레일 세차용수로 재활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의 현대화 속도도 놀랍다.

경기도 광명 KTX역 인근 안양새물공원은 기존 노후하수처리장을 철거해 지하화하고 지난해 운영을 재개했다. 하수처리장 상부공원은 인근 고층아파트 주민들의 앞마당이 되었고, 공원에는 축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 생활체육시설이 조성돼 시민의 건강을 다지는 웰빙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용인 수지레스피아는 하수처리장 상부 공간에 죽전2동 주민자치센터, 포은아트홀, 축구장과 수영장을 포함한 각종 생활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까지 들어선 것을 보면 하수처리장이 기피시설이라는 선입견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남시 유니온파크와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도 빼놓을 수 없는 명품시설이다.

유니온파크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강변에 어린이 물놀이장, 다목적 체육관, 생태연못 등이 조성되어 있어 누가 봐도 잘 조성된 공원이다. 하지만 지하에는 하수처리장뿐 만 아니라 소각장, 음식물 자원화 시설까지 함께 건설되었다.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바로 옆에 입지해 있어 도심 속 주민생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도 92M 높이의 인공폭포와 피아노화장실,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여 매년 20~30만 명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되었다. 하수처리장이 더 이상 주민혐오시설이 아닌, 주민 친화적 시설로 탈바꿈 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시 현안사업인 대전하수처리장의 이전은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지난 30년간 하수처리장 주변 시민들의 불편을 교훈삼고,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국내외 우수사례를 접목해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시설로 재창조 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현재 대전하수처리장 이전 및 현대화사업의 분수령이 될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진행중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 3년 동안 기재부, 환경부, 정부기관 등을 발 벗고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렸던 노력이 대전하수처리장의 화려한 변신으로 이어 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대전하수처리장이 시민들의 삶에 더욱 윤택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150만 시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박정규 대전시 맑은물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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