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긍정적인 생각이 행복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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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긍정적인 생각이 행복의 첫걸음이다

문희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9-05-2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여러 번 만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어떠한 생각을 갖고 그 일에 임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기에 그렇다.

부정적인 생각이 내 신경을 갉아 먹기 시작하면 상처 부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부정적인 생각은 나를 단 한 번도 폭풍우에 휩쓸려 본 적이 없는 서서히 썩어가는 호수의 수면처럼 오염시킨다. 긍정적인 생각은 어떤 일이든 아찔한 재미 내지는 행복감에 젖게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나를 이미 편안함에 목숨 건 한 사람의 전사요 철학자로 만들어 행복의 호수에 빠지게 한다.

남들이 겉으로 보기에 무척 행복해 보인다거나, 또는 몹시 불행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는 별로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행복이란 것도 불행이란 것도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마당의 초목들이 기상이변보다는 인간이 만든 달력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듯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나도 그런 삶을 살 수 있다. 새들이 목욕하다 튀긴 물방울들이 상형문자 같은 글씨로 번지는 광경과 마주하는 영광도 안는다.

겉에서 보기에 불행해 보이더라도 사실은 행복한 사람일 수 있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남모르는 불행을 갖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좋은 게 생겼다고 아깝게 간직해두기보다 기쁜 마음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비가 오면 영롱한 색깔의 우산들이 걸어가는 것을 본다. 도시의 우울이 모두 씻겨 나가는 것 같은 감흥에 젖는다. 눈이 오면 맨발로 뛰어나와 노니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영광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들의 속삭임, 그것은 바로 천사들끼리 주고 받는 감미로운 대화가 아니던가.



그러나 어떤 사람이라도 사는 동안 내내 행복하거나 불행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행복이라는 상태는 생각하기에 따라 누리게 될 수도 그 반대로 불행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기에 그렇다. 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어린 새싹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새 세상이 창조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가? 나무들 틈새에서 볼 수 있는 민들레의 노란 애교를 보고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꽃구름 속에서 천사가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가?

어린 생명들을 보면 몸이 전율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손가락 같은 단풍나무 새순을 보고 전율하지 않는다면 그건 좀 감각이 둔한 사람일 것이다. 봄의 새 생명들은 어떤 의상을 걸치더라도 화려하게 보인다. 저 위에 국적도, 비자도 없이 정처 없이 흐르는 구름은 정녕 방랑자요 여행객이요 자유주의자요 무정부주의자라는 생각이 아니 드는가?

어렵고 힘든 문제가 내 앞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나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사물에 구속되지 않고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살 수 있다는 건 축복 중의 축복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노랗고 빨간 꽃들의 향연장으로 나를 안내한다.

어차피 내 앞의 문제는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든 상관없이 그렇게 존재한다. 내가 그 문제를 어떠한 감정 상태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나는 그 어려움을 빨리 극복하고 행복한 상태를 회복할 수 있기도 하고, 그 문제에 발목 잡혀 불행에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인간적인 체취가 물씬 풍기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멋을 소유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떨이를 한 노파의 웃음이 종다리 같은 모습으로 보이는 오후 겨우내 뒹굴던 검은 비닐 속에서 냉이 향이 튀어나온다. 어린 쑥 내가 튀어나온다. 사람들이 몰려든다. 봄 내음을 음미하려고. 내일은 더 좋은 일이 노파에게 주어지겠지.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언제나 소나기 뒤끝의 상쾌함 같은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내 마음의 웅덩이에, 우렁이들이 기어 나와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문희봉/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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