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건설 추진, 헌법재판소 관습법 위헌판결,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출범 등 노 전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끈끈한 여권은 추도식 참석은 물론 생전 업적 및 유지(遺志)를 기리며 고인을 그리워 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고 세종시 수정안을 내며 대립각을 세웠던 보수 야권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 대조를 보였다.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노 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충남 청양출신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충북 충주가 고향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추도식이 나란히 참석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 자리에 동참했다.
'노무현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종민 의원(논산금산계룡)은 페이스북에서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 회고했다. 김 의원은 "두 대통령은 재임 중에 수많은 일을 함께 했는데 그중에서도 2004년 11월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기억난다"며 "노 대통령이 확인한 것은 미국이라는 강대국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설득해야 하고 설득할 수 있다는 평범한 원칙과 상식"이라고 당시 정상회담의 의미를 재해석 했다.
박완주 의원(천안을)도 페이스북에서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먹먹해 했다. 박 의원은 "5월이 되면 주변에 퍼지는 노란물결에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던 대통령님을 떠올리게 된다"며 "반칙과 특권 없이 국민이 숨 쉬며 더불어 사는 사회 노 전 대통령은 그런 세상을 꿈꿨다"고 썼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 등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며 "그가 꿈꿨던 세상에 다가가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무현의 도시' 세종시를 맡고 있는 이춘희 시장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건설로 노 전 대통령의 유지 계승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노 전 대통령 재인 시절인 2003년 신행정수도건설 추진 부단장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반면, 충청권 한국당 의원들은 공식논평이나 SNS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와 관련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4당이 이날 "노무현 꿈 함께 이어나가자", "정치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 힘 모아 변화시켜야" 등으로 일제히 '노무현 정신'을 기리는 논평을 낸 반면 한국당은 논평 없이 침묵했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5당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황교안 한국당 대표만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고 조경태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보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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