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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함민복 외 지음│걷는사람
'어찌 보면 영혼이 선한 서툰 목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원론에서 언제나 당신은 옳았다
추위에 떨고 있는 장삼이사에게
제대로 된 집 한 채를 선물하기 위해
당신은 우리 곁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
-김용락 「영혼이 선한 목수」 부분
5월 23일. 꼭 오늘 펴내야 하는 책이 있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이를 기리는 슬픈 이유다. 그가 그리워 사람들이 펜을 들고 붓을 들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발간한 추모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2008년 노사모 자원봉사센터 개소식 방명록에 쓴 노무현 대통령의 친필 글에서 따왔다. 시집에는 신경림, 김준태 등의 원로 시인과 중견 시인 김용락, 도종환, 안도현, 김해자, 함민복 시인을 비롯해 최지인, 양안다, 최백규 등의 젊은 시인들, 이상국, 박남준, 이정록, 유강희, 김수열 등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들 53명이 함께 참여했다.
시인들의 작품과 함께, 캘리그라피 작가 33명이 '노무현 정신'을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했다. 시 구절 중 중심이 되는 구절을 뽑아 자기만의 구도를 만들고, 그 안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한글서예를 통해 보여준다. 시화전을 감상하는 것 같은 책이다. "누구도 부서지지 않고 서로에게 닿는 순한 나라"(김해자)를 만들고 싶어했던 사람의 마음이, 찬찬히 가슴으로 흘러들어온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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