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력상승에 큰 보탬이 되는 1차 지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팀간 양극화가 고착화 된 상황에서 2차 지명 대상 유망주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계 안팎에선 이같은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해 신인 지명 방식에 대해 대대적으로 매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행 프로야구 드래프트 방식은 연고 구단이 해당 지역에서 1차 지명으로 우수선수 1명을 먼저 선발한 뒤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교야구 유망주들이 대거 서울에 몰려 있다 보니 현행 1·2차 지명 방식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전국 80개 고교팀 가운데 서울팀은 19개로 전체의 23.8%에 달해 1차 지명 대상이 되는 유망주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서울에 이른바 프로야구 유망주 '인재 풀'이 두텁다 보니 서울 연고 팀들만 수혜를 입고 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든다.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지 않고 외국인 선수에게도 큰돈을 쓰지 않는 키움 히어로즈가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키움은 2014년 임병욱, 2015년 최원태, 2016년 주효상, 2017년 이정후, 2018년 안우진 등 서울에서 알토란같은 고교선수를 1차 지명으로 수혈해 팀 핵심전력으로 보강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이영하를 2016년 1차 지명을 통해 선발했다. LG 트윈스에서 정찬헌 대신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고우석도 2017년 1차 지명 신인이다.
서울에서 우수 재원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다른 지역보다 야구 인프라가 잘 구축된 데다 자체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 초·중학교 유망주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서울로 전학하는 야구 인재 유출도 비일비재하다. 일부 지역에선 우수 자원 부족현상으로 심화 되면서 연고 지역에서 단 1명을 뽑는 1차 지명 재목마저 마땅치 않은 경우도 수두룩 하다는 것이 지방 연고 프로구단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프로야구 균형 발전을 위해선 신인지명 방식을 KBO리그의 '전력 평준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망주 자원이 서울 등 특정지역에 편중된 상황에서 구단 연고지와 상관 없이 전국 고교를 대상으로 전면드래프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 동안 프로야구 계에선 이에 대한 격론을 벌인바 있지만, 각 구단 이해관계가 달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전면 드래프트 도입 여론은 우리나라 각 지역 프로야구 균형발전 촉진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10개 구단 사이에서 평행선을 달리면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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