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2.2인치 패널에 만든 소용돌이 모양(3D, 좌측)과 토끼 홀로그램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픽셀의 크기와 픽셀 간격을 마이크로미터(㎛)수준으로 대폭 줄여 30°(도) 시야각을 갖고 화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픽셀 구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홀로그램 표현에는 주로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조 기술이 쓰인다. 액정에 전압을 걸어 빛의 위상을 바꿔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때 홀로그램 영상의 화질과 시야각을 높이기 위해서는 액정에 쓰이는 소자의 픽셀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에는 주로 한 평면 내에서 픽셀의 크기와 간격을 줄이는 연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자연스러운 홀로그램 영상 재생이 가능케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ETRI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픽셀을 평면으로 설계하지 않고 수직으로 쌓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일명, 수직 적층(積層)형 박막트랜지스터 (VST) 구조다. 이 기술은 한 평면에 형성되던 픽셀 구성요소들을 수직으로 쌓아 필요면적을 최소화, 픽셀 피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디스플레이용 TFT 기술로 1㎛ 픽셀 피치 구현이 가능함을 보였다. 별도의 추가 공정 없이 픽셀 피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구조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또 1㎛ 픽셀 피치 소자 개발을 통해 현재 8K UHD TV의 1인치당 픽셀수가 약 100 PPI의 해상도 였는데 2만 5000 PPI이상의 초고해상도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최대 250배 이상의 초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 개발로 홀로그램 영상 시야각도 대폭 키우게 됐다. 기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은 2 ~ 3도로 좁은 시야각을 지닌 반면 ETRI의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30도의 광 시야각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 연구진은 이번 디스플레이 위크 학회에 2.2인치 크기 패널을 사용, 5,100만개(1만 6천개 x 3천 2백개)의 픽셀로 소용돌이 모양이 3차원으로 움직이는 장면을 시연했다.
이 기술은 홀로그램뿐 아니라 마이크로디스플레이(μLED),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고속 통신용 부품, 이미징 영상장치 등에 적용이 가능해 폭넓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개발한 구조 기술에 향후 미세 공정기술이 더해지면, 마이크로미터(㎛)를 넘어 나노미터(㎚) 수준 픽셀크기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RI는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한 패널을 개발 중에 있으며 연내에 72K 해상도를 가지는 3.1인치급 공간광변조기를 개발하고 홀로그램 영상 크기도 프로젝션 기술을 기반으로 20인치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간광변조기가 개발되면 영상을 확대하는 별도의 광학장치 등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홀로그램 영상 재현이 가능하다. 또한 한 소자에서 한 가지 색만 표시하는 현 단계를 넘어 컬러 홀로그램 분야도 연구할 예정이다.
ETRI 황치선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은"이번 연구 결과는 공간광변조기에서 구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여겨져 왔던 1㎛ 픽셀피치를 구현한 결과로서 홀로그램 실용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트랜지스터 기술, 액정기술 등을 디스플레이 부품관련 업체에 우선 기술이전 할 계획이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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