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도살풀이춤 보유자 지정과 관련해 춤시위를 하고 있는다. |
이날 춤시위를 주도한 김숙자류 도살풀이춤 보존회는 문화재청을 향해 "불공정 행정이 자행된 무용 분야 보유자 인정절차 백지화하고 기량점검 대상자의 선정기준 절차공개와 문화재위원 전원 사퇴"를 외쳤다.
또 "원형이 훼손된 도살풀이춤을 인간문화재 지정 종목에서 해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김숙자(도살풀이춤) 선생이 전수 조교 없이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김숙자 선생은 인간문화재로 지정 받은 후 1년 3개월 만인 1991년 전수 조교 없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문화재관리국이 문화재 관련 법령을 위배하면서 순번으로 제3~4 수제자를 전수 조교로 선정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후 2002년 공개심사에서 전수 조교는 6점, 이수자이자 제1 수제자인 최윤희 씨는 2점의 가산점을 받았고 전수 조교 2명이 보유자 후보에 오르게 됐다. 당시 불법전수조교 지정과 함께 6박 원형 논란까지 맞물리자 문화재청은 2002년 선정을 무산 시켰다.
이후 2015년 문화재청은 보유자지정 공개심사를 열었고 태평무 1명만 보유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올해 3월 "최종 심사 중"이라는 개별 통보를 전해오면서 보유자 지정 논란의 불씨가 살아났다. 2015년 공개심사도 심사위원 편파 구성과 일회성 콩쿠르 방식으로 진행돼 무용계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보존회 관계자는 "도살풀이춤 전수 조교가 없는 상황에서 문화재 지정 해제를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문화재청의 절차적 실수다. 여기에 보유자 지정설과 4년 만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도 행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보존회 일원인 오정환 한밭국악회장은 "문화재청은 2006년 경기도당굿(도살풀이의 뿌리)은 6박으로 춰야 한다고 공문을 보내왔다. 하지만 전수 조교이자 보유자 지정 후보인 두 사람은 4박으로 도살풀이춤을 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전승 오류가 발생해 3~4년 후에는 도살풀이춤의 원형은 남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과 관련해 전국 무용과 교수와 무용계 예술원 회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집하고 불공정 문화재 행정에 대한 규탄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24일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하지만 보유자 지정 안건은 상정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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