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지르코늄-89 이용한 영상화 기술로 나노의약품 면역력 검증

Zr-89 이용 나노물질의 체내 영상화 연구 과정

국내 연구진이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이용한 영상화 기술로 나노물질의 면역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지르코늄-89를 이용해 생체물질을 이용한 나노물질의 체내 분포를 영상화해 면역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차세대 의약품으로 각광 받아 관련 연구가 한창인 나노의약품은 질병을 진단·치료하기 위해 나노 크기의 소재들을 활용해 제조한 의약품이다. 나노의약품은 소재의 크기와 물성을 변화시켜 체내 특정 부위를 표적화해 약물을 전달하는 장점이 있어 암 진단·치료에 효과적인 첨단기술이다.

그러나 체내 면역작용으로 나노물질이 종양에 온전히 도달하지 못하고 간 등에 축적되는 의학적 한계가 있어 나노물질의 면역력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진은 쥐에서 적혈구를 분리한 뒤 단백질막을 추출했다. 이후 나노물질과 지르코늄-89를 결합하고, 추출한 단백질막을 나노물질의 표면에 코팅함으로써 면역나노물질을 만들었다.

단백질막을 코팅한 나노물질은 간을 통과, 종양에 축적되기 시작해 하루 경과 후에는 체내 순환이 이뤄졌으나, 단백질막을 코팅하지 않은 나노물질은 간이나 비장에 축적된 후 빠져나가지 않았다. 단백질막을 코팅한 나노물질의 효과성을 확인한 것이다.

또 현재 진단용 동위원소로 많이 쓰이고 있는 불소-18와 갈륨-68은 반감기가 각각 약 110분, 68분으로 짧아 영상 자체를 얻을 수가 없으나,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영상을 통한 검증에 뛰어나다는 점도 확인했다.

박정훈 박사는 "기존에는 실험체를 해부하거나 투과력이 약한 형광물질을 사용하는 등 나노물질의 면역력을 검증하기 어려웠으나 지르코늄-89를 통해 나노물질의 면역력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지르코늄-89 비롯한 의료용 동위원소를 연구기관 및 의료기관에 공급해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