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문화원 전통성년례. |
20일 중부권에서는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통 성년례가 대전 동구청 앞마당에서 개최됐다.
향수와 장미꽃으로 상징되는 성년의 날이 아닌 전통 복식을 입고 제대로 치르는 성년제이기 때문 긴장감이 행사장을 감돌았다.
동구문화원 주고나으로 열린 제16회 전통 성년례에는 3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관빈(남자어른)을 맡은 길공섭 동구문화원장은 "성년례는 도덕이 땅에 떨어져 가고 있는 시대에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주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 성년례는 느림의 미학이다. 청소년들이 성년례를 함으로써 자신이 성인이 됐다는 것에 긍지를 느끼며 앞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관례와 계례는 전통 의식에 따라 진행됐다.
관자(남자)는 처음에는 갓을 쓰고 있다가 의식에 따라 관모가 씌여졌고, 계자(여자)의 쪽진 머리에 비녀가 꽂아지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대표 관자로 참여한 이승훈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학생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성년이 되었음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장례지도학과는 장례지도에 대해 공부하는 만큼 전통 예절에 대해서도 배우는 시간이 많다. 이번 행사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했는데, 기간은 한달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예법이나 공수하는 법부터 전통 절하는 방법까지 제대로 배웠다. 참여를 해보니 20살 때는 향수나 장미꽃을 선물하는 것으로 인식했는데 전통 성년식을 치러보니 선물보다는 내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관혼상제 네 가지 관문 중 먼저 거치는 것이 관례다. 입시 위주의 분위기로 인해 관례를 등한시하게 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성년식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성년제를 치른 것만으로도 사회적 책무가 따른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동구문화원 전통성년례. |
동구문화원 전통성년례.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