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명콤비, 김근화와 민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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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명콤비, 김근화와 민경식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20 10:3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명콤비, 김근화와 민경식 교수. 그들은 그렇게 잘 어울렸다.

마치 오누이 같기도 하고 사제지간 같기도 했다. 무슨 말인가? 오늘(17일) 밤 대전 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의 공연이 그랬다는 것이다.

현악기의 리더인 바이올린을 자유자재로 갖고 즐기는 김근화!

그는 21 세기가 낳은 바이올리니스트 거목 가운데 한 사람 같았다.



그의 천재성은 조명이 꺼졌다가 다시 밝혀지고, 출연자들이 퇴장했다가 다시 입장을 할 때마다 원색(原色) 유니폼으로 바뀌어도 그들의 조화를 이룸은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화려한 테크닉과 감각적인 연주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미 시각적 감각을 통해 그렇게 느껴지도록 하였다.

보자, 김근화가 그동안 밟아온 이력을.

그는 2012년 귀국 후 대전실내악축제 초청연주, 대전예술의전당 Summer New Arist Concert 선정 독주회와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현재는 청주시립교향악단 제 1바이올린 수석이자 챔버플레이어스21의 멤버로 다양한 실내악 연주와 솔로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또한 바이올리스트 김근화는 9세 때 대전심포니와 이듬해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그 후 한국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하여 가톨릭콩쿠르 특상, 음협콩쿠르 대상, 조선일보콩쿠르와 이화 경향콩쿠르에서 1위를 석권하였고 아마빌레 실내악단, 서울심포니, 서울시립교향악단, 러시아 하바로브스크 극동교향악단과 협연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는 주요 인물로 자라왔다.

김근화
김근화 바이올리니스트
그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함께 대한민국 바이올린상을 수상하였고 미국으로 도미하여 맨해튼 음대 예비학교 장학생으로 입학해 학사와 석사, 뉴욕주립대 음대에서 박사까지 장학생으로 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내에서 배익환, 김동현, 차인홍 교수에게서와, 국외에서 Sylvia Rosenberg, Philip Setzer, Philippe Graffin, Soovin Kim, Michelle Kim으로부터 사사했다 한다.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Piano 민경식 교수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국내에서는 예원, 서울예고,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하고, 쾰른 국립음대 피아노 Diplom 졸업 및 피아노 최고연주자과정 졸업했다.

민경식교수의 연주경력도 화려했다.

동아, 독일 베토벤, 동경 국제 듀오, 스웨덴 국제 듀오 콩쿨 외 다수의 콩쿨에서 입상했고 그리스, 독일, 러시아, 리투아니아, 벨기에, 스웨덴, 이태리, 대만, 일본, 중국 등지에서 연주했으며 독일 쾰른 국립음대 반주강사 및 예후디 메뉴인 재단(LMN)에서 연주자 역임을 했다 한다.

민경식
민경식 교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바이올리니스트 김근화의 손가락에 대한 유연성이다. 공연하는 90분 내내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바이올린의 현(絃) 과 활, 그리고 그의 왼손 다섯 손가락이야 말로 때로는 통통 튀기도 하고, 때로는 공중에 부앙((俯仰)하여 달을 그리기도 했다. 그가 오른손에 잡힌 활을 번쩍들어 달을 그리면 마치 화가 유혜원의 도자화에 내 걸린 달을 보는 듯 했다.

보라,

현 위에서 놀고 있는 활이 살금살금 기어 다니는 모습과 힘차게 당겨지는 모습을. 어떤 말로도 묘사해 낼 수 없는 신비 그 자테였다. 바이올린 연주를 보러 온 것이 아닌 묘기 대행진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 했다.

이런 때는 피아노 연주도 잠시 넋을 잃고 김근화의 묘기 대행진을 넋 놓고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것이 협연자로서의 태도요 예의인 것이다. 이런 때 끼어들어 제 목소리를 내려 한다면 그것은 잡음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무대로 뛰어 올라가 그의 묘기에 맞춰 덩실 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김근화의 손가락의 유연성, 그리고 숨을 죽이고 행위 없는 연주를 한 피아노의 민경식 교수의 배려.

나는 이 밤, 공연이 끝났는데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오늘 저녁 공연에 초청해준 도자 화가 유혜원이 고맙고, 신비스런 연주를 해준 김근화가 고마우며, 끼어들지 않아야 할 때 잠시 숨을 죽이는 민경식 교수의 배려에 취했다.

그래, 모두들 이와 같은 이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김용복/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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