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얼마 전 대전을 찾은 데 이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충청권 전역에서 민생 행보에 나서면서 나오는 해석이다.
짧게는 내년 총선 길게는 2020년 차기대선을 겨냥해 전국 표심의 바로 미터인 충청권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이 헤게모니 싸움에 나선 것인데 지역 정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민생대장정 2주차에 나선 황교안 대표는 지역 14일 충북 제천시 송학면 무도2리 문화생활관 앞에서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에 참가하며 지역 주민과 스킨십을 넓혔다. 이어 2시 20분부터는 청주시 상당구 모 커피숍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황 대표는 대전으로 이동해 중구 한국당 시당사 옆 커피숍에서 지역 대학생과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15일 황 대표는 대덕특구 ,핵융합연구소를 방문해 연구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충남으로 이동, 문재인 정부 심판과 보수층 결집을 호소한다. 17일에는 다시 대전으로 유턴해 '문재인 정부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 대회'를 개최하며 세(勢) 확산에 나선다.
앞서 민주당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광장에서 열린 '새로운 노무현' 행사에 참석 토크콘서트를 가진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대전은 물론 충청권 여권 인사가 대거 참석, 김 전 장관과 유 이사장과 소통했다.
황 대표와 김 전 장관, 유 이사장은 자천타천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6명 대상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황 대표는 17% 지지율로 이낙연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야 잠룡들이 최근 들어 부쩍 금강벨트를 찾는 이유는 역대 공직 선거에서 전국 표심의 바로 미터 역할을 해 온 충청권 표심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충청권은 지정학적으로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길목인 데다 주민 구성 역시 전국 각 지역 출신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역대 공직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중 어느 한 쪽으로 뚜렷한 쏠림 현상 없이 공약과 정치여건에 따라 표심이 갈렸다. 충청권을 잡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정치권 속설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들어 충청권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과도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충청인구와 유권자가 호남을 앞지른 것도 대권 잠룡들이 금강벨트에 더욱 공을 들이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2013년 5월 충청권 주민등록인구가 호남권을 처음으로 추월하면서 유권자 숫자도 역전돼 지난해 제7회 지방선거 유권자는 450만 964명으로 호남보다 22만 3582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정치인 중에서도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충청권을 찾는 것은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앞두고 금강벨트 주도권을 잡으려는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으로 선거가 다가올 수록 더욱 여야 잠룡들의 충청권 출격이 잦아질 것으로 본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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