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따르면 15일 여의도 모 식당에서 충청권 의원들의 모임이 열린다. 한국당 정례모임은 충청권 지역구 의원 12명과 비례대표 최연혜, 유민봉 의원 등 모두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통상 한 두 달에 한 번씩 친목을 다지며 정국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날 모임에 참석 의원 규모와 의제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이날 모임에서 충청권 의원들이 현 정국 타개를 위한 중지를 모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전후해 충청홀대론이 부각 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충청 출신은 성윤모 산자부 장관(대전) 단 1명에 불과하다. 반면 영남은 6명, 서울의 경우 3명이다. 충청권 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의 경우 무려 6명에 달하며 강원권도 2명으로 명백한 충청 홀대라는 것이 한국당 입장이다. 또 정부가 철거 또는 상시개방 키로 한 4대강 보(洑) 5개 가운데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유독 금강에만 3곳이 집중돼 있는 것에 대한 시선도 따갑다. 한국당 대전시당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 충청도 홀대, 충청도 패싱은 현재 진행형이다. 충청 출신 장관급 인사는 1명에 불과하고, 농민과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금강수계 보 파괴를 강행하겠다고 으르렁 대고 있다"고 힐난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 추진과 관련해 정국 경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도 이번 한국당 충청권 의원 모임에 이목이 쏠리는 한 가지 이유다.
성일종(서산태안), 이장우(대전동구), 김태흠 의원(보령서천) 등은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 삭발을 감행하는 등 지역 의원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용기 의원(대전대덕)이 장외투쟁 중인 한국당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점도 '화약고'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이날 충청권 모임에서 현 시국에 대한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보수층 결집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충청권 모임은 그동안 지난해 예산정국 속 과학비지니스벨트 예산증액과 얼마 전 정부의 금강 보 철거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충청 보수진영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현재 충청홀대 여론과 패스트트랙 정국 속 금강벨트에서 여권에 대한 원심력이 커지는 현 시점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충청권 의원 정례모임이 그동안 지역 보수진영 구심점 역할을 해온 만큼 이날 모임에서 임팩트 있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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