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대통령의 권위와 권력을 다시 생각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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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대통령의 권위와 권력을 다시 생각 할 때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19-05-13 08:1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여야 간에 치열한 대치국면을 야기했던 패스트트랙 건을 명분삼아 자유한국당이 장외로 나섰다. 한동안 여당으로 지내면서 나태해진 탓에, 차제에 투쟁정신을 가다듬는 모양이다. 이를 지켜보는 여당 역시 야당에 눈길조차 건네주길 꺼려한다. 청와대는 더 강경하다. 적폐청산 이후에나 타협이 가능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념이 옹골차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법정을 드나들고 있다. 이 와중에도 청와대와 검찰은 연일 과거의 흔적을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다. 얼마 전에 청와대로 초대되었던 원로들의 조언도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과거에 함몰된 채, 갈 길마저 어둡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선보이고, 우리 정부와 미·일관계도 이전과 다른 불편한 구도다. 오죽하면 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장이 "관료들이 말을 안 들어서 꼭 정권 후반기 같다"고 심기가 불편한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싶다.

다양한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정치권조차 어지럽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도 덩달아 심리적 불안이 확산되는 것 같다. 국민의 삶을 챙기고 대외관계를 무탈하게 이끌어야 하는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대립과 대결국면에 빠져들면 국민은 어디에 기대어야 하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갈등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치의 후진성과 이념적 가치대결은 물론 집단의 비열한 탐욕이 드러난다. 참 걱정이다. 사회 곳곳의 분열과 갈등을 정치가 우선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취임 2주년에 즈음하여 문 대통령도 권위와 권력을 다시 생각해 심기일전해야 한다. 야당 역시 볼멘소리만 외칠 것이 아니라, 도울 것은 도와야 마땅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분열과 갈등현상은 진실을 전달해야 할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다. 연일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성향 논조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형국이라면 현상에 대한 진실과 팩트는 사라지고 거짓뉴스와 포퓰리즘이 판을 칠 수밖에 없다. 미디어마저 이런 갈라치기 행태를 지속한다면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튜브에서의 선동적 공방과 SNS 댓글 다툼을 보면 가관이다. 패를 갈라 다투는 이런 분열과 갈등이 언제까지 지속돼야 하나. 비속어를 동원한 공방전이 연일 뜨겁고, 이들은 법치마저 흔드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남남갈등의 심화는 북한이 기대하는 바인지라, 더욱 개탄스럽다.

청와대는 전셋집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5년 기한의 전셋집으로 내준 것이다. 촛불은 이런 전셋집의 계약을 파기하는 엄청난 변혁이었다. 5년 전셋집에 사는 대통령은 임기만료가 가까울수록 조급해진다. 따라서 청와대로 입주하기 전에 사전에 치밀하고 세세한 5년 활동의 시나리오를 손에 쥐고 가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각종 정책의 피드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 청와대여야 한다. 그래야 국정운영의 시행착오가 적고 국민은 안심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진정한 권위는 스스로 내세우거나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권위를 지켜내기가 권력유지보다 더 어려운 것이다. 대통령의 권위유지와 권력행사는 특정 지지층들의 독점적 영역이 아니다. 대통령의 권위가 부실하면 나라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독단적인 권력행사로 빠져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권위가 부실한 탓에 무절제한 권력행사 확산의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한 대통령들은 여지없이 말로가 불행했다. 국가마다 격이 있듯이, 대통령도 귄위의 격이 있다. 대통령의 권위 제고를 위한 지름길은 순탄한 국정운영과 각종 정책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반쪽 권위는 궁극적으로 권력의 무절제를 촉진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폭넓게 경청하면서 비지지층도 보듬어야 한다. 요즘 들어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럽지만 이럴수록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와 함께 머리를 맞대주길 기대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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