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가 아닌 당 대표가 총선 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원톱 부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역시 2년 전 조기대선이나 6·13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시들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여권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상황에서 '전투'를 치러야 하는 데 일각에선 이에 대한 돌파구로 내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 피' 수혈 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체제로 거대 양당이 격돌한다.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에는 전국을 돌며 민심 행보를 벌이고 있는데 여당에서 '장외투쟁'이 아닌 '대권투쟁'이라며 경계하고 하고 있을 정도다. 황 대표는 이같은 대권주자 프레임을 차기총선에서 십분활용하며 보수층 결집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차기 총선에서 무엇이든 하겠다"며 직접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반면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선 링'에서도 내려왔다. 이 대표는 중도일보가 단독 보도한 지난해 10월 26일 대전 KT연수원 8·25전대 '든든캠프' 해단식 '대선 불출마' 언급에서 "나는 대선후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당 대표가 끝나면 상임고문으로 정권 재창출에 노력할 것"이라며 확실한 선을 그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 자신의 역할을 '킹 메이커'로 한정한 셈인데 정치권 안팎에선 대권 주자가 아닌 당 대표가 차기총선 여권 '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친 이해찬계 김태년 의원(성남수정)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완패한 것도 총선 준비과정에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도 여권으로선 '발등의 불'이다. 취임 2주년에 앞서 각 여론조사 기관이 시행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0%대 후반이다. 2년 전 취임 전후 지지율이 80%를 넘나든 것과는 차이가 크다. 여기에 북한이 또 다시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안보상황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고 서민 체감 경제상황 역시 호전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경선 정견발표에서 "요즘 만나는 분마다 다음 총선은 민주당이 쉽지 않다고 걱정한다"고 여당의 위기론을 들고 나온바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이 내년 총선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공천혁신을 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충청권 여권인사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여권의 총선 간판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위기 돌파를 위해 총선 라인업에 '새 피'를 대거 수혈하며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컨벤션효과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고 촌평했다. 한편, 민주당은 얼마 전 공천룰을 발표하면서 이미 정치신인에게 공천심사에서 10~20%, 청년에게 최대 25%까지 가산점을 주기로 한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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