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사람 사이의 적절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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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사람 사이의 적절한 거리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9-05-07 17:0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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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엄동설한에 추위에 떨던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꼭 안아 온기를 나누려 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몸에 난 가시 때문에 안으면 안을수록 상대방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떨어지면 얼어 죽게 될 것이 뻔했습니다. 두 마리의 고슴도치는 안았다 떨어지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서로 온기를 유지하면서도 아프지 않게 하는 거리를 찾았고 그제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고슴도치 효과(hedgehog effect)'라고 합니다. 연인사이든, 부부사이든, 동료 사이든, 친구 사이든, 서로 온기를 나누는 두 마리의 고슴도치처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까이 묶여있는 것보다 오히려 완벽한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휴대폰 내놔 봐.' 여자 친구의 휴대폰을 빼앗아 보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옷이 그게 뭐야.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 싫으니까 벗어.' 하면서 짧은 옷을 입지 못하게 하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도대체 누굴 만나는 거야?' 하면서 남편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구속하고 억압한다면?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생지옥에서 살게 하는 것입니다. 자유를 막는 행위이며 몸과 마음을 꽁꽁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폭행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서로 상처를 주지 않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 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해야 일을 하면서 원칙에서 벗어나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서로 다른 교육을 받았습니다. 관계가 친밀할 때 정도를 넘어서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한 심리학자는 "사람이 가장 취약한 것이 감정이다. 너무 소원해지면 감정이 메마르고, 너무 가까워지면 심리적인 피로를 느끼게 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적당한 관계, 쉽지만 어렵습니다. 사람사이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당한 거리는 미덕이며 일종의 보호 장치입니다.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서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과 자유로움이 생기며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소중함을 알게 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감으로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고 상처가 되더라도 건강하게 꽃피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김종진 심리상담가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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