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정치신인과 여성에 대해서는 가산 비중을 높이는 등 상대적으로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공천 기준은 현역의원 지역구도 무조건 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정치 신인과 여성·청년·장애인 등 '정치 소외계층'은 공천심사와 경선에서의 가산점을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일단 현역 '배지'들은 비상이 걸렸다. 현역의원의 경우 반드시 경선원칙을 준수토록 하면서 그동안 인지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누릴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 후보 간 심사 평점이나 여론조사 결과가 현격히 차이 나면 단수 공천하는 규정이 있지만 '현격한 차이'의 기준이 기존 심사 평점 20점에서 30점으로 강화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도전자'에 비해 인지도와 지역 조직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더라도 가산점이 큰 정치 신인에게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해 공천심사·경선 20% 감산 페널티를 받을 경우에는 공천 경쟁 승리는 더더욱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번에 확정된 공천 기준으로 3선 이상 중진들은 정치 신인에게 밀려 세대교체가 되는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다선(7선) 당대표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해찬 의원(세종)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중진 대폭 물갈이'를 위한 포석과 명분은 이미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충청권 민주당 의원 15명 중 이 대표를 제외하고 3선 이상 중진은 5선 박병석(대전서갑), 4선 이상민(대전유성을), 변재일(청주청원), 오제세(청주서원) 등 4명이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당세가 확장돼 쟁쟁한 도전자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현역에게 불리한 공천룰이 확정되면서 험난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충청권 모 중진의원은 "누가 나가도 이기는 지역이 아니라 한국당 세(勢)가 강해 여당에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에선 현역의원들을 바꾸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중진 물갈이나 세대교체론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정치신인들의 분위기는 밝다. 공천심사 때 10~20% 범위 내에서 가산을 신설한 새 공천 기준으로 확실한 '우대 티켓'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가산점이 각각 최대 25%까지 상향된 여성과 청년, 장애인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또 총선 1년을 앞두고 일찌감치 공천 기준의 '큰 틀'이 잡힌 것도 현역에 비해 조직과 인지도가 열세에 있는 정치 신인에게는 과거 선거보다 크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전권에선 유성을 출마를 저울질 중인 장동혁 광주지법 부장판사, 김종남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 동구를 노리는 정경수 대전여성변호사회장 대덕구를 보고 있는 최동식 청와대 행정관, 중구에서 하마평이 나오는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새 공천룰 수혜대상으로 거론된다.
한편, 민주당 새 공천룰 가운데 선출직 공직자가 중도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경우 경선 감산점을 종전 10%에서 30%로 대폭 강화하면서 박용갑 중구청장 등 총선출마를 저울질 하는 현직 단체장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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