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둘 다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당혹감, 불쾌감, 좌절감, 배신감 등 부정적 인식과 역효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과장이나 왜곡도 진실이 아니다. 모르고 한 것도 죄악이다. 진솔, 진실만큼 위대한 홍보는 없다.
일사분기 경제지표가 모두 하강하자 대통령 비서실장이 '좋은 지표 알리기 태스크포스'를 만들라 지시한 것으로 4월 25일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난데없이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한다 하더니, 12월 3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오찬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해 성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거시지표는 견고하다"고 했다. 홍보가 되지 않아 좋은 경제를 국민이 모른다는 뜻인가 보다. 살맛나는데 프레임을 씌운다고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는가? 3월 21일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신용등급, 외환 보유액, 국가부도위험, 성장률 OECD 상위 등 이번 정부와 별 관계없는 지표만 골라서 들고 나와 경제가 괜찮다고 강변했다.
성장률 하나만 보자, 개발도상국은 성장률이 높다. 정점에 이른 국가의 성장률은 낮다. 누구나 아는 일이다. 비교대상이 되는 나라 중 맨 끝이 대한민국이다. 다 아는 일 아닌가?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우 개인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다. 따라서 3만 달러 이상 국가 중 성장률이 제일 높아야 한다. 도대체 이런 자료를 제시하는 참모는 무엇인가? 경제가 총체적 난국인데 강변한다고 좋아지는가? 홍보하면 경제지표가 올라가는가?
4월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마이너스 쇼크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고,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 "2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는 희망사항과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 설명에 주력했다. "대외 여건이 빠르게 악화했다"며 정책 실패보다는 외부 여건에 책임이 있다 했다. 4월 30일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 "경제부총리로서 송구스럽다"고 하였지만 정책 실패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과오가 여기에 있다. 자신들의 논리에만 매몰되어 있다. 잘못을 좀처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장서 홍보부족이라 부추긴다. 제대로 진단해야 정상적인 처방이 가능하지 않은가? 지금이 머리가아파도, 배가아파도 빨간약 바르던 시절인가? 그리 해서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겠는가?
그러더니 헷갈리는 이야기가 들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일 노동절 "과거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동이 '투쟁'으로 존중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노동은 '상생'으로 존중을 찾아야 한다."며 "노동계 또한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가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기업에 대한 지원을 반복적으로 당부해 온 친시장주의자에 가까웠다."며 "오히려 운동권 출신의 장관이나 핵심 참모들이 대통령의 뜻과 달리 노동계 등 기존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적극적 행동을 하지 못해왔다는 것이 보다 사실에 가깝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누가 과연 그렇게 믿겠는가? 대통령은 4월 30일 삼성전자를 방문해 "삼성전자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도 했다. 때리고 어르는가? 병 주고 약 주는가?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나라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가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왜 우리만 거꾸로 가려 하는가? 국가 주도로 경제를 이끌려 하는가? 유럽의 다수 국가 사회당들이 집권하고 나면 사회주의정책을 외면했던 사실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반면, 정권 실세들은 이미 실질적 전향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용기가 없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해도 된다. 그것이 그들 자신이요, 전부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자기 자녀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유학시키고, 시민권을 획득하거나 살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케케묵은 사회주의 타령은 무엇인가? 자기 자녀 들은 자유민주주의를 향유케 하면서 대한민국을 사회주의국가로 만들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그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땅에 사회주의를 시험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세계사를 보라! 오늘날 자유가 어떻게 얻어진 것인가? 여기저기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누가 감히 우리 후손에게 자유 없는 나라를 물려주려 하는가?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손에게서 진정 자유를 박탈하고 싶은가?
용기 있는 사람이 되자. 용기 있는 정권이 되자. 잘못은 인정하고 바로잡자. 더 낳은 조국을 넘겨주진 못하더라도 짐은 되지 말자. 후세에 명재상으로 남진 못하더라도 죄인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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