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봄비
조두현/ 시인, 문예마을 대표
슬프다 우는 게냐
기쁘다 우는 게냐
봄비야
겨울은 하얗게 멀어지고 푸르게 봄이 온다
시간의 굴레에서
내가 가는 것인지 세월이 가는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창밖 풍경은 무심하게 바뀌며 가는구나
어느 날 문득
낯선 정거장을 지나는 날
그날도 오늘처럼 내 마음에
또다시
봄비가 내리겠지
슬프다 우지 마라
기쁘다 우지 마라
봄비야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야 하는 길에서
시들지 않는 영원한 꽃 안고 가자
너와 내가 피워 온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 한 송이
꽃비 내리는 날
네 마음이 아플 때는
바람을 안아 봐
네 눈에 눈물이 흐를 때는
하늘을 바라 봐
가슴을 열고 꽃비를 맞아봐
햇빛에 반짝이는 꽃잎들이
별빛처럼 쏟아지고
노래하며 춤추는 별빛들이
꿈결처럼 날아와
네 상처에 입맞춤할 거야
어두운 네 마음이
꽃잎 향기에 깨어나는 날
슬픈 영혼은 하늘을 날아
고요한 님 품에 안길 것이니
꽃비가 내리는 그 날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