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의 히트곡 [나이야 가라]의 1절 가사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으로 꼽히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사뭇 달리 '나이야 가라'는 세상 사람들의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밀물 같은 속도의 생로병사를 뉘라서 막을 수 있겠는가.
어제 낭보의 문자를 받았다. 응모한 모 기관의 명예기자에 위촉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시민기자와 같은 개념이다. 순간 뛸 듯이 반가웠다. 당연한 결론이겠지만 '역시 도전하니까 되는구나!'
기자증 제작 용도의 사진을 보내달라는 문자가 이어졌다. 저장된 앨범 중에서 그중 잘 나온 사진을 한 장 골라 이메일로 송고했다. 이제 남은 건 명예기자 발대식이다. 그 일정까지 마치고 나면 누구보다 왕성하게 취재 활동을 펼칠 작정이다.
시민기자로 출발한 지도 어언 20년에 육박해 온다. 덕분에 필력의 증강은 물론이요 두 권의 저서까지 출간하는 기쁨을 맛봤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언론과 기관에도 기고하는 명실상부의 기자까지 되었다.
작년에 참여했던 또 다른 기관의 시민기자 발대식에선 내가 가장 최고령자였다. 시민기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중간에 들더니 그동안 강물처럼 흐른 세월이 그만 나를 '꼰대'로 만든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결코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 덕분에 연말엔 기관장 수상이란 커다란 수확까지 일궜다. '환상 보행'이란 안개가 짙거나 어두운 밤에 등산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신은 앞으로 가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론 제자리를 빙빙 돌며 원을 그리고 있는 경우를 뜻한다.
무언가를 할 때도 이런 현상에 속박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 되면 그야말로 도로아미타불이다. 평소 시작을 했으면 반드시 결과를 맺을 것이며, 또한 기왕이면 다홍치마랬다고 1등을 하자는 게 또 다른 신앙이다.
기회는 선물처럼 온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기회라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선 요원하다. 즉 기회라는 것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에서 '6000대 판매거장'이 출현했다는 뉴스를 봤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22일 평택 라마다 호텔에서 누계 판매 6000대를 달성한 현대자동차 안중지점 이양균 영업이사대우를 6천대 판매거장으로 임명하는 명예 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1990년에 입사한 이양균 이사는 연평균 200대 이상의 우수한 판매 실적을 유지하며, 입사 후 28년 9개월 만에 누계 판매 6000대를 달성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양균 이사는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을 가족처럼 챙기며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쌓아온 신뢰를 통해 6000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기쁨을 드러냈는데 이 역시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불변의 각오와 의지를 관철시킨 덕분이었음은 물론이다.
이양균 이사의 경우가 바로 스스로 영광의 기회를 만든 대표적 사례라고 보아졌다. 나 역시 과거에 영업을 해봤기에 잘 알지만 영업처럼 힘든 직업이 또 없다. 위에서 열거한 '환상 보행'에 더하여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빠져선 안 될 늪은 또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불행과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불행과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번의 큰 성공보다 일관성 있는 작은 행동이 위대함을 결정한다."고 말한 미 스탠퍼드 대학교수의 말은 그래서 더 진중하다.
신이 천사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가져오라고 했다. 천사는 아름다운 꽃, 어린아이의 웃음,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왔다. 시간이 지나니 꽃은 시들고, 어린아이는 탐욕스런 어른으로 변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엔 변함이 없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모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도전 정신은 나이를 더 먹더라도 변함이 없다.나이야 가라. 나의 도전 앞에 너는 기껏 지엽적 나부랭이에 불과하니까.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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