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 장대B구역 이번엔 조합설립 성공하나

창립총회 다시 열고 인가신청서 접수
국공유지 사용여부 시·구에 답변 요구 상태
대책위 측 "즉각 반려, 구역해제 촉구"

장대B구역은 27일 유성 레전드 호텔에서 조합창립 총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임은수 추진위원장을 초대조합장에 선출했다.

대전 유성시장 일대 장대 B구역 재개발추진위가 창립총회를 다시 열고 조합설립 인가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추진위'에서 '조합'으로 이름을 바꿀지 주목된다.

이번 신청은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다.

장대B구역 추진위원회는 지난 27일 레전드 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95%가 넘는 지지를 얻은 임은수 추진위원장을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총회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 544명 중 370명(서면참석 포함)이 참석했다.

임은수 조합장 당선자는 "유성 5일장은 천변으로 이전해 계승·보존할 수 있도록 계획이 세워져 있고, 공원에서의 노점 행위에 대한 법적인 문제도 이미 검토를 마쳤다"며 "공사 기간 중 공원예정 부지에 마련되는 임시상가에서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지난 2월 인가신청 당시 장대B구역 추진위는 재개발 구역 내 '토지면적 절반 이상' 소유자 동의요건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전체 면적의 24%에 달하는 국·공유지에 대해 사전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때문에 추진위는 대전시와 유성구에 재개발을 위한 토지사용 여부에 답변해줄 것을 지난 9일 요구한 상태다. 아직 시와 구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나, 추진위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암묵적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인가 신청한 것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국·공유지는 장대B구역이 지정된 2007년과 2009년 당시 관청에서 명시적 반대가 의사가 없었다면 판례에 따라 동의로 간주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한 뒤 "조합설립 인가 여부는 구청에서 법적인 절차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지 반대하는 주민들이 반려를 압박해서 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개발에 반대하는 상인과 시민단체 여론은 걸림돌이다.

장대 B구역 재개발 해제 주민대책위 회원들이 29일 대전 유성구청 앞에서 장대B구역 조합설립인가 신청의 즉각 반려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당장 인가신청이 접수되자 장대B구역 재개발반대 주민대책위(위원장 박정기)는 유성구청 앞에서 인가신청 반려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역해제를 위한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유성 5일장을 공원으로 이전하는 건 불가능한 계획"이라며 "구역지정을 해제하고 상인들 의견을 수렴해 5일장과 유성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책위가 주장하는 정비구역 해제는 힘들 전망이다. 일몰제에 따라 현재 추진위원회 상태인 재개발 현장들이 내년 3월까지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구역해제가 되는 것은 맞다.

물론 30% 이상 토지 등 소유자가 원할 경우 2년 동안 재개발구역은 연장될 수 있지만, 장대B구역은 80%가 넘는 주민이 찬성하고 있어 사실상 구역 해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대전 재개발업계 관계자는 "장대B구역은 5일장을 끼고 있어 쉬운 현장은 아니"라며 "유성온천과 5일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자원인데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공원과 광장에서 장이 열리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5일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원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