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 |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금 긋기를 잘한다.
도심을 걷다 보면 한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답게 휘황찬란한 건물,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마천루가 창공을 가르는 창처럼 솟아있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어느새 크고 넓직한 중대형 승용차들로 가득 차 있다.
길거리를 걷노라면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웬지 쓰레기도 별로 없고 깨끗하다.
시야를 돌려서 사람이 걷는 공간으로 눈을 돌려 보면, 갑자기 뭔가 지저분하고, 정돈되지 못하고, 우중충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휠체어가 다니기에 비좁으리 만큼 입간판들이 난립해서 보행인의 공간을 반 이상 차지하고 있고, 빗물 등 배수를 위한 구배(기울기)가 너무 가파라서 비장애인 조차 걷기 쉽지 않은 구간을 종종 만나고, 멋있던 화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간다. 누군가 이곳을 담당하는 사람은 나의 몫을 차도와 보행인이 다니는 곳으로 한정했기 때문이고, 보행인은 담배꽁초 등 쓰레기들이 하나둘 쌓여가는 화단에 쓰레기 하나를 더 보태더라도 크게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탓일 것이다.
똑같은 보행인이 다니는 도로이지만, 멋진 빌딩과 많은 인파 속에도 길거리가 참 깨끗하다고 느끼게 되는 일명 선진국 거리는 보행인의 발길이 닿는 곳뿐만 아니라, 눈길이 머무는 곳까지도 관리자의 손길이 닿고 있음이 우리가 매일 걷고 있는 한국의 도로와 대비되는 차이다.
결국은 내가 만들어 내는 정신적, 물리적 경계가 선진국과 선진국의 문턱에서 고투하는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관광의 3요소를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로 쉽게 요약한다. 한국은 내가 속해 있는 대전이라는 도시에 이 3요소에 있어 충분한 강점이 있지만 타지에 살고 있는 사람을 방문하게 하는 특별한 매력에 대해서는 선뜻 설명할 대목이 떠오르지 않는다.
최근 우리 모두가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바라보는 4차 산업시대에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산업은 서비스산업이다. 호스피텔러티산업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지난 국가는 다름 아닌 일본이다. 일본이 가진 장인정신이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일본을 지켜낼 강력한 도구로 등장한 것이다. 사물에 대한 장인정신이 호스피텔러티산업에서 오모테나시정신으로 대체되면서 일본은 2018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돌파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건 발생으로 일본은 방문 관광객의 경쟁력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예단했던 것과 달리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4000만명 방일관광객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에 반해 2016년에 시작된 미사드(THAAD)기지 설치로 인한 중국과의 외교 갈등은 결국 중국관광객의 사실상 차단으로 이어졌고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방한 관광객 2000만명을 코앞에 두었던 한국의 외래 관광객 수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사드(THAAD)나 외부요인에서 찾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들 내부요인에서 찾아봐야 한다.
고객을 감동 시키는 서비스!
10여년간 항공업계의 고객만족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에서 보듯, 호스피텔러티산업은 결국 사람을 감동시키는 서비스가 포인트다.
일본이 오모테나시道라고 까지 말하는 오모테나시는 다음의 3가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첫째로 고객이 상정(想定)한 이상의 서비스를 생각할 것, 둘째로 내가 한 서비스에 대한 어떤 댓가도 추구하지 말 것, 셋째로 이 이상의 서비스를 위해 다른 어떤 것이 가능할지 늘 고민할 것.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비즈니스 상황에 있다면 누구(who)에게 어떤(what) 서비스를 어떻게(how) 하고 있는 지 오모테나시의 3가지 정신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면 지금 보다 나은 대응이 가능할 것이고, 사회 전반에 이런 마음가짐이 확산될 때 비로소 우리는 비로소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안용주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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