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황혼 공연 모습. 마당극패 우금치 제공 |
지난 12, 13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초청으로 국악원 큰마당 무대에 오른 '쪽빛황혼'은 20년간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작품임을 증명했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살던 노부부가 서울에 가서 앾장수에 된통 당하기도 하고, 자식내외에게 골칫덩이 취급을 받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의 정신을 갉아먹는 치매에 아들, 며느리와 박씨 부부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 노부부는 귀향을 결심하게 된다. 마을로 돌아온 노부부는 한날 한시에 눈을 감고, 부부를 저승으로 보내주는 굿을 끝으로 극은 막을 내린다.
마당석을 포함한 관객 1700여명은 배우들의 몸짓에 폭소가 터지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부모님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진다"는 관객도 있었다. 마당석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객석과의 '찰떡호흡'을 이끌어냈다. 가족을 찾는 배우의 물음에 객석에서는 "못 봤다"는 대답이 되돌아오기도 했다. 지정석에 있는 관객들도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극의 끝 무렵 박씨 부부를 배웅하는 굿 장면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대 위로 올라와 연극을 함께 완성했다.
마당극패 우금치는 올 8월 광복절을 기념해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방문의 해와 더불어 역사적인 기념일에 어떤 멋진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돌아올지 기대가 된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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