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한솔제지 장항공장은 지난 3일 근로자 A씨가 전기 관련 설비점검을 하던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당국의 작업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날까지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인쇄용지, 감열지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은 지난해 매출이 7446억원에 달하는 지역의 대형 사업장으로, 근 2주간 이어진 가동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절반가량은 수출되고 있어 가동 중단 장기화로 인해 수출 재고 물량 부족과 해외 고객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우려 섞인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아베스틸은 지난 9일 군산공장에서 직원이 추락 사고로 숨진 뒤 이튿날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받았으나 이틀만인 지난 12일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과 제품 출하가 재개됐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나 근로자 피해도 함께 고려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조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정 등에 한해 작업 부분 해제 등을 통해 공장을 가동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솔제지 장항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협력업체들은 경영 피해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력사는 6개사 정도로 알려진다.
지역의 한 협력업체 직원은 "갑작스런 사고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협력사들도 비상이 걸렸다"면서 "현재는 제품의 생산물량 확보가 안정적이지만 다른 공장 가동률에 연동되기 때문에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회사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걱정했다.
한편, 장항공장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업계의 파급효과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으나, 다른 한편에선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이 장기적으로 산업 안전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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