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이날 중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문재인 정부) 장관 18명 중에 충청도 출신은 1명에 불과한데 이를 누가 말하는 사람(정치인)이 있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강경발언은 최근 문재인 정부 2기 내각과 관련 정치권에서 충청홀대론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 강력한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차기총선을 1년 앞두고 충청권 보수세력 결집을 노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전 총리의 '충청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 충남지사직을 내던졌을 정도로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강단(剛斷)까지 지녔다. 이같은 점에서 이날 발언은 정부여당에 충청홀대론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그가 이미 차기총선 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청홀대론이 금강벨트 판세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이와 함께 보수재건을 위해 황교안 대표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선이 1년 남았는데 여기서 보수가 붕괴되면 안 된다. 반드시 총선 승리와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황 대표가 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고 나 역시 역할을 찾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인연이 깊다. 이 전 총리 재직 시절인 지난 2015년, 황교안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국정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성균관대 7년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이 전 총리가 70일 만에 내려놓았던 총리직 바통을 이어받은 것도 황 대표다.
21대 총선을 1년 앞두고 국무회의장이 아닌 정치권에서 만난 두 정치인이 또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이같은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른바 '이완구 사용설명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충청권 지역구 27석이 걸린 금강벨트에서 보수진영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한 이 전 총리 출마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리와 3선의원, 집권당 원내대표, 민선 충남도지사 등을 지낸 이 전 총리와 같은 스펙을 가진 인물을 충청권에서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전 총리는 대전서을, 세종, 충남갑, 홍성.예산 등 충청권 4곳에서 출마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 관련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많은 당선자를 낼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면서도 출마 지역과 관련해선 "국민이 최대한 용인해 준다면 늦게 발표할 것"이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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