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공원 부결 후폭풍 거셀듯... 월평공원도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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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공원 부결 후폭풍 거셀듯... 월평공원도 장담 못해

매봉 지주들 "환경단체가 헌법위에 군림하나" 반발
한달간 집회신고 돼있어 "시 보상대책 보고 결정"
지방채 발행엔 부정적 기류, 시민들 "빚더미 될판"

  • 승인 2019-04-14 20:50
  • 신문게재 2019-04-15 1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매봉공원
매봉공원 조감도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 '부결' 결정으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된 유성구 매봉공원 민간특례 사업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26일로 도계위 심의가 예정된 월평공원 갈마지구 사업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공원매입을 위한 지방채 발행 등 부정적 기류도 포착되고 있다.

도계위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매봉근린공원 개발행위 특례사업 비공원시설 결정 및 경관상세계획(안)을 재심의해 부결했다. 이날 참석한 위원들은 현장 점검 결과 환경 상태가 양호해 보존 가치가 있고, 고층 아파트 조성으로 인한 연구환경 저해가 우려돼 이같이 결정했다.

소식을 접한 매봉공원 토지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토지주 A 씨는 "헌법재판소에서 명백하게 위헌이라고 나온 것 아니냐. 땅 소유권도 없는 정의당과 환경단체 입김으로 결정하는 것이 말이 되나. 40년 참아온 지주들 피해는 어쩔 것인가"라며 "환경단체가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매봉산 토지주협의회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대전시청 앞에 집회신고를 내놓은 상태다.

A 씨는 "공식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전시가 내놓는 보상대책을 보고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예산으로 모두 매입하는 것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 책임 떠넘기기만 하는 대전시 행정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15일 공식발표를 할 예정이지만, 수장인 허태정 시장은 이미 미국 출장길에 오른 후다.

지난 10일 추경으로 마련된 예산과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대전시가 매입 예산을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확보된 2500억여원은 보문산 개발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결국 지방채 발행 밖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도 자체예산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시 재정이 아닌 민간자본을 활용해 공원을 새롭게 조성하는 민간특례 사업을 찬성해 온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민 김모 씨(정림동·50대)는 "지방채를 누구 맘대로 얼마나 발행한다는 얘기냐. 대전시민 모두를 빚더미에 앉힐 작정이냐"며 "매봉공원이 그렇게 연구에 중요하면 국가에서 과학예산으로 사들이면 될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같은 대전 살아도 이제껏 매봉산은 올라가 본 적도 없다. 채권 발행하려면 시민투표부터 하라"고 말했다.

매봉공원 매입을 위해서 필요한 보상비만 64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작으로 훼손된 지역 보수비용 등을 감안하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사업제안자인 아이피씨자산관리(주) 측이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는데 들어간 매몰 비용도 물어줘야 한다.

아이피씨자산관리 관계자는 "사업이 무산된다면 설계와 용역 등에 투입된 비용을 대전시에 청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매봉공원이 좌초되면서 월평공원 갈마지구 사업도 여파가 예상된다.

환경단체와 주변 주민대책위 등이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고 이미 공론화위원회에서 반대 권고안까지 받은 상황에 도계위가 추진을 밀어붙이긴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월평공원은 훼손지가 상당하고, 특구법 등 제한이 없어 공원이 풀리면 난개발을 사실상 막기 힘들다는 것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지주협의회는 공원 '진입로 폐쇄'라는 초강수로 맞서는 등 민간특례를 촉구하고 있어 도계위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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