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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내담자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그때서야 내담자의 언어로 대답해 주면 됩니다. 상담은 엄마가 자녀의 이야기를 마냥 믿고 지지해 주고 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엄마가 자녀를 진단내릴 수 있습니까? 행여 병적이더래도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상담가의 자세입니다. 상담사는 진단을 결코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진단이 꼭 필요할 때는 의사선생님과 의뢰하여 심사숙고해야합니다. 누구에게나 무의식의 상처도 있지만, 무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있는 상처 이면(裏面)을 이길 수 있는 무의식을 찾아주는 게 상담사의 역할입니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실날같은 자존감 하나라도 찾아서 창조성과 자율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상담사입니다. 내담자를 병리적으로 진단을 내린다면, 어떤 내담자가 건강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상담현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관계라면 그것은 분명 건강한 관계가 아닐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좋은 일도 좋지 않는 일도 감당해 내야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매번 자신을 비하하는 관계라면, 그 관계의 선택은 자신을 위해서 재점검해야 합니다.
첫 번째 예로, 굴뚝 청소부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굴뚝에서 나왔습니다. 한 사람은 얼굴이 검게 칠해져 있고, 한 사람은 얼굴이 깨끗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얼굴을 씻을까요?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 씻습니다. 얼굴에 깨끗함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계속 씻게 됩니다. 그렇다면 얼굴이 검게 칠해진 사람은 왜 씻지 않을까요? 상대방의 얼굴을 보닌까 깨끗하닌까 자신도 깨끗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씻지 않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의처증, 의부증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의 외도를 보고 자란 아들이 있다고 봅시다. 이 아들은 '여자는 못 믿을 존재'라는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들이 두 번의 이혼을 하고, 정말 조신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처증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어렸을 때 아빠의 외도를 여러 차례 보고 자란 딸은 '남자는 못 믿을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의처증 의부증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바로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과거 이야기를 서로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결혼전의 이야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솔직하게 말했고, 부인은 결혼 전 사실을 다 숨겼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그 뒤로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솔직하게 얘기를 한 순간 다 잊고 새롭게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계속 남편을 의심 하게 되면서 결혼생활은 건강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이혼으로 서로를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 가지 사례가 모두 생뚱맞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주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뿐만 아니나 자신을 새롭게 살게 하는 것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담자들을 만났을 때 상담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합니다. 상담사의 가장 기본이 경청입니다. 들어주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들어주여야 합니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환경이었는가'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점검해야 합니다. 앞에서 계속 말했던 상담사의 역할에서 상담사는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게 됩니다. 내담자에게는 '어떤 상담사를 만나느냐'는 의사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에 대한 어떠한 선입견도 어떠한 결론도 가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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