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나는 그들에게 어떤 상담사인가?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나는 그들에게 어떤 상담사인가?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9-04-1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심리
게티 이미지 뱅크
상담사의 기본은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이 말에 반박할 수 있습니다. 언어를 받아드리는 각 사람마다의 의미해석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상담의 과정에서 상담사는 내담자를 끝까지 믿어주는 것에서 바로 치유적인 작용이 됩니다. 내담자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끔 도와주는 것이 상담사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순간 그 내담자가 나아갈 방향성을 스스로를 찾게 됩니다. 그때 상담사는 내담자가 한 발 한 발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때 내담자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그때서야 내담자의 언어로 대답해 주면 됩니다. 상담은 엄마가 자녀의 이야기를 마냥 믿고 지지해 주고 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엄마가 자녀를 진단내릴 수 있습니까? 행여 병적이더래도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상담가의 자세입니다. 상담사는 진단을 결코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진단이 꼭 필요할 때는 의사선생님과 의뢰하여 심사숙고해야합니다. 누구에게나 무의식의 상처도 있지만, 무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있는 상처 이면(裏面)을 이길 수 있는 무의식을 찾아주는 게 상담사의 역할입니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실날같은 자존감 하나라도 찾아서 창조성과 자율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상담사입니다. 내담자를 병리적으로 진단을 내린다면, 어떤 내담자가 건강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상담현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관계라면 그것은 분명 건강한 관계가 아닐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좋은 일도 좋지 않는 일도 감당해 내야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매번 자신을 비하하는 관계라면, 그 관계의 선택은 자신을 위해서 재점검해야 합니다.



첫 번째 예로, 굴뚝 청소부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굴뚝에서 나왔습니다. 한 사람은 얼굴이 검게 칠해져 있고, 한 사람은 얼굴이 깨끗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얼굴을 씻을까요?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 씻습니다. 얼굴에 깨끗함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계속 씻게 됩니다. 그렇다면 얼굴이 검게 칠해진 사람은 왜 씻지 않을까요? 상대방의 얼굴을 보닌까 깨끗하닌까 자신도 깨끗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씻지 않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의처증, 의부증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의 외도를 보고 자란 아들이 있다고 봅시다. 이 아들은 '여자는 못 믿을 존재'라는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들이 두 번의 이혼을 하고, 정말 조신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처증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어렸을 때 아빠의 외도를 여러 차례 보고 자란 딸은 '남자는 못 믿을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의처증 의부증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바로 막 결혼한 신혼부부가 과거 이야기를 서로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결혼전의 이야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솔직하게 말했고, 부인은 결혼 전 사실을 다 숨겼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그 뒤로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솔직하게 얘기를 한 순간 다 잊고 새롭게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계속 남편을 의심 하게 되면서 결혼생활은 건강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이혼으로 서로를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 가지 사례가 모두 생뚱맞을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주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뿐만 아니나 자신을 새롭게 살게 하는 것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담자들을 만났을 때 상담사의 역할은 정말 중요합니다. 상담사의 가장 기본이 경청입니다. 들어주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들어주여야 합니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환경이었는가'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점검해야 합니다. 앞에서 계속 말했던 상담사의 역할에서 상담사는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게 됩니다. 내담자에게는 '어떤 상담사를 만나느냐'는 의사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에 대한 어떠한 선입견도 어떠한 결론도 가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심리상담가 김종진 씨가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