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눈 앞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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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눈 앞의 이익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04-12 09:1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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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바로 눈앞에 어떤 이익이 있을 경우 이 이익을 취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말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본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물론 눈앞의 이익이 어떤 종류인가에 따라서 판단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눈앞에 바로 보이는 이익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포기하란 정말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눈앞의 이익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얻을 수 있고, 그 이익의 효과나 결과가 개인적 차원에 국한된다고 할 경우, 그 이익을 취하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이익을 취함에 있어서 불법적인 것이나 다른 사람을 기만하거나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취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라 하더라도, 그 이익을 취함으로써 더 큰 이익을 포기하거나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고 장래 더 큰 이익을 취하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개인적인 차원의 눈앞의 이익을 취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의 결정과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그 이익이 가져오는 반대급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에도 당장 눈앞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을 고려해야만 하는데, 조직이나 단체의 경우는 그 이익의 공공성을 고려하고 이익의 추구에 따른 정당성과 타당성은 물론이고 지속성과 그에 따른 공공의 책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그 조직이나 단체의 존립 목적과 목표에 부합하는 이익의 여부를 고려하고, 그에 따라서 단기적 이익과 중·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이익의 추구에 따른 정당성과 타당성을 확보해야하고 아울러 그 이익이 공공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검토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려를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절차적 정당성과 목적부합성, 그리고 그 이익의 추구에 따른 책무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이해관계를 따질 때 이와 같이 당연히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검토나 검증이 없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과 이해관계에 더 치중하는 경향을 흔히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흔히 조직이나 단체의 단기적 성과 혹은 목표달성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 때문에 중·장기적인 계획과 거쳐야할 당연한 절차와 타당성을 무시하고 흔히 당장 실현가능한 이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의 결과는 당장의 목표 달성 또는 단기적 이익이 발생하는 것 같지만, 이 성과와 이익은 결과적으로 조직이나 단체의 존립근거를 해치게 되거나 상위 법규나 규칙과의 상충, 또는 보이지 않는 공공성을 저해하여 오히려 단기적인 성과 또는 이익이 조직이나 단체에 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역사가 길지 않아서 제도나 규정, 법규 등이 다소 미비할 경우나 의사결정자의 권한의 범위가 모호할 경우, 또는 그 조직이나 단체의 활동과 성과가 저조하거나 침체되었을 경우, 조직의 활성화 또는 성과 달성을 외연확대나 존재성 부각 등과 같은 명목이나 구실을 근거로 검토하고 검증해야 할 것들을 무시한 채, 단기적인 성과나 눈앞의 이익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기적 성과 또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현혹될 경우, 그 결과는 중·장기적으로 조직이나 단체의 존립근거까지도 해치게 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결과가 초래된다고 하면, 단기적인 성과 또는 눈앞의 이익 추구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하여 전체를 망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나 단기적 성과 달성을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익이나 성과를 포기함에 따라서 중·장기적인 발전이나 성과의 달성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조직이나 단체의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의사결정자가 다른 조직이나 단체와 협약이나 협정을 맺어 일정한 성과를 달성하거나 이익을 발생하게 되었을 경우, 이는 분명 단기적으로 그 조직이나 단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이 협정이나 협약이 단기적인 성과나 이익을 위해서 그 조직이나 단체가 유지해 온 규정이나 규칙을 다소나마 위배하였을 경우, 이 결과는 추후 조직과 단체에 막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눈앞에 보이는 성과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은 결과적으로 그 조직이나 단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 특히 그 의사결정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이해관계에 대한 결정을 해야만 한다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정말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경우 소위 말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만 하는데, 그 ‘합리적인 방안’을 고려하고 강구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명분하에 다른 것들이 제한적으로 작동하거나 고려의 대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도 고민이 될 것입니다. 과연 어떤 결정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의문과 고민은 어쩌면 풀 수 없는 난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요즘 당면한 문제들을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고려된다면 그래도 그것은 단순히 개인적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으로 한정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감당하면 되는 것일 수 있지만, 이것이 조직이나 단체, 그리고 공공성과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만하기 때문에 어떤 판단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순간적인 판단으로 인해서 추후 중·장기적으로 조직이나 단체에 부담이 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상충되는 문제가 발생하여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추진한 것들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혹시 이런 순간적인 판단의 오류가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어떤 판단을 하면서 혹시 잘못된 것이 있는지 한번쯤은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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