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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 싫어!
채상우 지음│길벗어린이
그림책 속 사자는 파랑을 싫어한다. 이유는 없지만 하늘도 호수도 파란색이니 피하게만 된다. 빗방울이 토독 떨어지는데 가만보니 이것도 파란 색이다. 깜짝 놀라 사자는 몸을 피한다.
다른 동물 친구들인 여우, 새끼 오리, 개구리, 달팽이와 새들은 모두 파란 웅덩이에 모여 논다. 참방참방, 후두둑 후두둑, 또로롱 또로롱 하며 신이 났다. 사자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자에게도 같이 놀자고 다가온다. 달팽이는 사자가 좋다며 뺨을 비빈다.
『파랑이 싫어!』는 사자가 '파랑'이라는 낯선 대상을 만나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도움으로 극복하는 과정을 과감하고 강렬한 그림으로 나타낸다. 이유도 없이 두려워하는 사자의 모습은 어린 아이들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3~5세 시기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아이들은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을 예상하고 지레 겁을 먹는 때도 종종 생긴다. 그러면서 '좋아', '싫어'로 자기가 느끼는 두려움, 친근함의 감정을 표현을 하게 된다. 싫다고 외치는 사자의 마음도 두려움과 맞닿아 있다. 그 감정은 친구들에 이끌려 파란 연못 속에 놀아보니 어느새 투명하게 사라져 버린다.
화면을 가득 채우며 거침없이 자유롭게 표현된 파란 물과 비는 당장이라도 책 밖으로 튈 것처럼 인상적이다. 파란 물 속에서 실컷 놀고 난 동물 친구들의 즐거움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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