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부 원영미 차장 |
월평공원 어느 지주의 얘기다.
대전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월평공원이 지난해 12월 공론화위원회의 반대 권고안이 나오며 암초를 만났고, 매봉공원도 반대여론에 부딪혀 그 운명을 점치기 힘들게 전개되고 있다.
월평갈마와 정림공원, 용전, 매봉, 문화,행평, 목상공원 7곳 중 대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곳은 용전근린공원 뿐이다.
찬반여론이 가장 첨예한 곳은 월평공원 갈마지구와 매봉공원이다.
수십 년 동안 재산권이 묶여 있던 토지주들은 민간특례를 계획대로 추진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시 재정으로 공원 부지를 모두 확보해 현 상태로 보존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도심 곳곳에 있는 민간공원은 깨끗한 산소를 불어넣어 주는 '대전의 허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공원보존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하냐다. 대전시는 월평과 매봉 2개 공원을 사들이는데 1500억원 이상이 들것으로 추산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예산이 없다면 대안은 뭘까. 월평공원 공론화 위원회가 민간특례의 대안으로 제안했던 것이 이미 시행 중인 세금감면, 공원매입을 위한 지방채발행 등이었다. 그런데 공원이 해제된 이후에도 세금감면을 해준다면 조세형평 원칙에 맞지 않고, 지방채 발행은 타 지자체와 형평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마리를 풀기 위해 일몰제에 대비해서 정부가 제안한 것이 바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다.
공원 전체의 30% 이하 면적을 민간사업자가 개발해 사업비를 확보하고 나머지 70% 면적은 공원시설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위헌'이라는 헌재 판결에 따라 민간특례가 추진되지 않는 곳들은 2020년 7월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공원조성계획 여부가 아니라 사업계획에 따라 토지보상을 추진해야 하는데,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자동으로 해제된다.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 지주들의 개발 욕구를 그때는 막기 힘들어진다는 것은 뻔하다.
'일몰 시계'는 지금도 돌아가고 있다.
민간특례가 안된다면 납득할 대안이 있어야 한다. 대안없이 반대만 하는 것은 그저 소모적 논쟁에 불과하다.
노선을 정하고 확실한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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