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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공산성 앞 금강, 금강보로 인해 수위가 올라가 있는 모습(위) 2019년 공산성 앞 금강, 공주보 개방이후 모래톱이 드러난 모습(아래) |
지난 6일 오후 직접 드론을 활용해 공주 공산성 앞 일대 모래톱을 관찰했다. 애초 계획은 공산성 일대의 봄 풍경을 담을 예정이었으나 강풍에 드론이 밀려나면서 자연스레 모래톱 일대를 촬영하게 됐다.
공산성 앞 모래톱은 새로 생긴 모래톱이 아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이전 2009년 기자의 기억 속에 있던 공산성 앞 금강은 고운 모래톱과 여울이 곳곳에 있었던 자연하천의 모습이었다. 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2010년부터 본래 모습을 잃어갔던 공산성 앞 모래톱은 사업이 마무리된 2013년 물속에 완전히 잠겨버렸다.
모래톱이 사라진 공산성 앞 금강은 매년 여름이면 녹조가 발생하고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수질악화가 곳곳에서 관측됐다. 공주보로 인해 물의 흐림이 느려지면서 사실상 호수의 형태로 생태가 바뀐 탓이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양준혁 간사는 "2017년 6월 공주보가 개방되면서 공산성 앞 일대의 모래톱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모래톱 형성 초기만 해도 잔여 녹조와 조류 사체가 뒤엉켜 악취가 진동했지만, 현재는 악취도 사라지고 재자연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촬영한 항공 영상에도 공산성 앞 모래섬의 재자연화 모습이 관측됐다. 모래 위로 새들을 비롯한 생명체의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고 모래섬 가장자리에는 백로와 오리, 물떼새가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공주대고 아래에 형성된 모래톱과 자갈밭은 강 중앙까지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바닥을 드러냈다. 공주시 지리정보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007년 공주시 신관동 일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있었다.
공주시 지리정보시스템 제공한 2007년 4대강 사업 이전 공산성 앞 항공사진(위) 2017년 공주보 수문개방전 공산성 앞 항공사진(아래) |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3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금강보 처리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와 지역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이 날 설명회에서 환경부는 "보 개방 후 물 흐름이 회복됨에 따라 조류 농도감소, 모래톱과 여울생성 등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공주보는 공도교를 유지한 부분해체, 백제보는 물 이용 대책 마련 후 상시개방" 방침을 제안했다.
양준혁 간사는 "금강보 일대와 상류 지역의 재자연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백제보 해체가 선행돼야 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금강보 일대 생태 복원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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