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 98% 매봉공원, 난개발 막을 대안 있나

  • 경제/과학
  • 금융/증권

사유지 98% 매봉공원, 난개발 막을 대안 있나

토지주들 "자체 도시개발 계획, 그냥 풀리게 둬라"
특구법도 자연녹지 모든 개발행위 제한할 순 없어
민간특례 땐 18% 개발… 80%는 공원시설 조성

  • 승인 2019-04-08 22:47
  • 신문게재 2019-04-09 7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매봉공원
매봉공원 조감도
전체 공원면적 중 사유지가 98%에 달하는 대전 유성구 매봉공원. 일몰제로 공원이 해제되면 난개발을 막을 뾰족한 대안이 있는지가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결정할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12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매봉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대한 심의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심의 후 3주 만에 열리는 재심의다.

대덕특구 개발하면서 공원으로 지정된 매봉공원은 30년 넘게 개발하지 않은 장기 미집행시설이다. 전체면적 35만 4906㎡ 중 사유지가 무려 35만 738㎡(98%)나 된다.

매봉공원 토지주들 대부분은 차라리 공원이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도계위에 대한 반응도 싸늘했다.



지주 A 씨는 "도시계획위원회가 재심의를 한다는데 관심 없다. 공원 풀리면 지주들끼리 자체 도시개발 시행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특례 사업이 안된다고 해도 단독주택이나 빌라, 식당 등 다 할 수 있다"며 "10년도 아니고 1년밖에 안 남았는데 풀리게 그냥 두라"고까지 했다.

사업제안자인 ‘아이피씨자산관리(주)’ 측은 전체면적 중 18.5%에 비공원시설인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면적은 공원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와 주변 연구단지 등의 반대로 수차례 진통을 거친 끝에 이 계획은 지난해 3월 대전시 도시공원위원회를 조건부 통과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지금은 개발면적이 18%지만, 해제되면 지주들 전부 개발한다고 할 것"이라며 "사유지 개발을 누가 막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공원해제 시한이 다가오면서 난개발을 막을 대책이 시급한데, 대전시가 공원을 사들일 예산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예산 확보를 위해선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행정자치부에선 전국적으로 공통적인 사안인 만큼 지방채 발행은 형평성 문제가 될 수 있다. 국토부 역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연구노조 등은 보안과 교통체증,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민간특례사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문화재 문제와 연구개발특구법에 따른 절차 등이 복잡해 난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공원 내 모든 개발행위를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40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아 온 지주들은 국가와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만약 보상 없이 해제될 경우엔 헌재 판결을 근거로 보상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고, 자연녹지에 대한 행위 제한이 특구법이라고 해서 더 강화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도시공원과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원면적의 30% 이하 면적을 개발해 사업비를 확보하고, 나머지 70% 면적은 토지보상과 공원조성을 통해 지자체에 기부채납 하는 사업이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놓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으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2020년 7월이면 계획 여부와 상관없이 도시계획시설 효력을 상실해 공원시설은 모두 해제된다.
원영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