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반 정당과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급변상황이 없다는 전제조건이 붙기는 한다. 앞으로 남은기간, 이같은 변수가 돌출될 가능성이 희박, 내년 충청권 총선판도 역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접전 양상이 될 것으로 유력해 보인다.
물론 정치상황을 섵붙리 예단할 수 없고 최근 정계개편 추진이 현실화되느냐에 따라 제3지대 세력의 충청권 약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중도일보가 8일 16대~20대 총선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전에는 충청기반 지역정당인 자유민주연합과 자유선진당이 제법 힘을썼다. 이들은 이 기간 3차례 총선 중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충청은 물론 전국적으로 압승한 17대를 빼놓고 충청권에서 2차례를 승리했다. 16대 때에는 자민 11석, 민주 8석, 한나라 4석 등이었고 18대에선 자선 14석, 민주 8석, 한나라, 무소속 각각 1석 등이다.
당시 지역정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원조 충청대망론' 주자 고(故)김종필 총리와 거대 보수정당 출신인 이회창 전 총리 등 파괴력 있는 '원톱' 정치인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정치권에 지역주의 타파 바람이 불면서 충청권 총선구도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19대에선 충청권 25석 가운데 새누리 12석, 민주 10석, 충청권 정당인 선진 3석 등을 나눠가진 바 있다. 금강벨트 판도가 보수와 진보 거대양당 체제로 개편되고 '충청당(黨)' 세력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가는 변곡점이 된 시기로 분석됐다. 2016년 20대 총선때에는 더욱 양당 체제가 두드러져 전체 27석 가운데 새누리 14석, 민주당 12석, 무소속 1석 등으로 분할됐다.
금강벨트 총선지형이 이처럼 재편된 이유는 지역주의 타파 바람에다 충청권만의 고유한 특성 때문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충청 지역주민들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中庸) 성향이 대다수여서 특정 정치세력에 표를 좀처럼 몰아주지 않는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정당이 출현하려면 정치적 명분이나 걸출한 '스타'와 이를 따르는 세력이 있어야 하지만 차기총선 까지 남은 1년여 동안 충청권에서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정국상황이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또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같은 정치적 급변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 표가 극단적으로 어느 한쪽 정치세력으로 치우칠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내년 금강벨트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혈투를 예고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다만, 최근 4·3보선 이후 보수대통합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간 물밑에서 진행되는 제3지대론 등 정계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충청권 판세에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시각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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